간호인력개편안, 갈등의 핵심은?
간호인력개편안, 갈등의 핵심은?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3.09.20 22:31
  • 호수 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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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인력개편안

<편집자주>
  지난 2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있었다. 간호조무사 폐지(간호인력개편안) 발표는 간호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이 해결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간호사들의 반발. 간호협회는 간호인력개편안에 대해 강력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시위와 서명운동을 통해 강한 반대의사를 표출했다.
  그렇다면 20대는 어떨까. 학생이라는 단계를 마치고 ‘사회인’으로서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5년 후인 2018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는 간호인력개편안. 현재 스무살인 예비 간호사, 또는 예비 간호조무사에게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동시에 적용되는 문제다.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 무엇이 달라지나
  개편안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라는 명칭은 사라진다. ‘1급간호인력’과 ‘2급간호인력’이라는 두 역할이 이를 대신한다. 2018년부터 간호인은 간호사, 1급간호인력, 2급간호인력의 세 가지 역할로 구성되는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1급간호인력이 간호사, 2급간호인력이 1급간호인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1급 간호인력과 2급 간호인력은 일정한 교육과 경력을 쌓으면 시험을 통해 상위 단계의 자격이나 면허를 얻을 수 있다.


  간호협회의 반발에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 사항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처음에 ‘역할을 얻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격’이 각 단계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현행대로 대학 4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아야 한다. 1급 실무간호인력은 대학 2년의 교육과 실습, 2급 실무간호인력은 간호특성화 고등학교 또는 고교 졸업자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간호학원)에서 교육을 마쳐야 한다. 일정한 자격을 얻기 위해 준비해 온 과정의 차이와 갖춰야 하는 경력의 차이가 ‘역할의 차이’를 결정한다. 역할이 분명하게 나뉘며, 이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전과는 다르게, 간호인력개편안에 따르면 2018년부터는 이 ‘역할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간호사는 독립적인 간호업무를 하거나 의사의 지도·감독에 따라 진료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1급 실무간호인력은 간호사, 의사 또는 의사의 위임을 받은 간호사의 지도·감독에 따라 간호보조 또는 진료보조 업무를 맡는다. 다만, 의원급에서는 독립적인 간호업무가 가능하다.


  2급 실무간호인력의 업무 범위는 1급 실무간호인력과 동일하지만, 의원급에서는 간호사 또는 1급 실무간호인력의 지도·감독을 받아야 한다. 간호실무인력에 대한 공식 명칭과 이를 자격제로 할 것인지 면허제로 할 것인지, 현재 간호조무사들에게 어떤 자격을 줄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복지부는 관련단체,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과 논의해 구체적으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간호인력’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가 간호인력개편안을 발표한 목적은 ‘간호 업무의 효율성’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여성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간호 업무 특성상, 새벽 교대근무를 유지하는 등의 업무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간호인력의 확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조인력의 교육 관리를 높이며 병원에서 간호사를 채용하는 유인이 생기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간호인력의 확대뿐만 아니라 간호보조인력에게 간호사로 승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간호인력 승진제의 목적이다.


  간호인력개편안에 대해 가장 강력한 찬성의사를 보이고 있는 인물은 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 회장이다. 강 회장은 개편안을 적용함에 따라 보건인력체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간호인으로서 환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서비스질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과 맞지 않는 개편안’
  간호협회는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위해서 ′4년제 일원화′가 꼭 필요하다며 정부가 3년제를 4년제로 유도해놓고 2년제 간호 인력을 신설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며 비판했다. 간호사에 의해 간호보조인력이 수평적 지도·감독되고, 간호보조인력과 상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간호인력개편안에 대해 대안적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전국간호사모임(건수간)은 개편안 철회를 위해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병원과 간호정우회, 간호학계를 중심으로 조직된 단체다. 이들은 보건복지부는 간호 수요 확대 요구에 대해 다양한 간호인력을 양성해 효율적인 간호서비스를 하겠다는 명분이었으나 이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박했다. 병원의 간호사 부족 현상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의한 것이며, 정부 정책에 따라 2배로 늘어난 간호사에 대한 고용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촛불문화제’통한 강한 반대의사
   건수간은 현재 가장 강력하게 간호개편안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의 일환으로 7월 18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서 '보건복지부 간호인력 개편안 철회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촛불문화제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간호사와 가족, 간호대 학생 등 4000여명이 참여했다.

  문화제는 건수간의 활동 경과 소개와 함께 국립국악관현악단, 합창과 퍼포먼스 공연에 이어 결의문을 낭독하고 풍등을 날리며 개편안 철회를 기원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건수간이 진행하고 있는 간호인력 개편안 반대 서명에는 7만 2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인력개편안에 대한 본교 간호학과 학생들의 의견
-신사랑(간호·1) 학생
   간호사는 일반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의사의 일을 도와주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간호사는 의사보다 환자와 더욱 가까운 사람들이며, 따라서 의사가 상황과 맞지 않는 오더를 내렸을 경우 환자 상태와 비교하여 그 오더를 정정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가장 알맞은 간호처치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죠. 그만큼의 지식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전문직이 간호사입니다.

  간호학과에 진학해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간호학과 학생들은 간호학개론, 성인간호, 소아간호, 모성간호, 정신과 간호, 병리학, 해부학, 약리학, 미생물학 등 간호사가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수 많은 전공과목에서부터 인간학, 사회학, 옴니버스 등 환자를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교양과목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3,4년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실습을 바탕으로 국가고시를 보고 인체의 원리와 약학 등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지니고 생명을 다룰 수 있는 전반적인 이해를 지녀야만 간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간호조무사들은 고졸 이상의 학력만 있으면 간호학원에서 얼마간의 교육을 거쳐서 6개월에 한 번씩 있는 자격증 시험만 통과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본래 간호조무사는 보조직종으로 침상정리, 약물정리, 환자 응급상태 보고 정도가 학습 범위의 전부라고 합니다. 배우는 것도, 영역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엄연히 다릅니다. 간호는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일입니다. 1분 1초, 몇 ml에 따라 환자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의사의 75%이상도 간호개편안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간의 학습과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간호사가 되어 환자를 상대하게 된다면 의료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간호조무사의 잘못된 대처로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구분이 필요한 절대적 이유입니다.


  간호사란, 법정자격을 갖추고 의사들의 진료를 보조해하며 환자의 간호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간호조무사는 법정자격을 가지고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 진료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입니다. 사전적 어원의 뜻에서부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두 직업의 차이가 있습니다. 2018년부터 기존의 간호조무사에 해당하는 1급 실무간호인력이 일정 기간 경력을 쌓아 간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되어 간호사와 동등한 위치를 얻을 수 있다면 학창시절 내내 힘들게 공부하여 높은 성적을 가지고 간호학과에 입학하여 비싼 등록금을 내고 힘들고 어렵게 배우는 친구들의 입장은 어떻게 대변해줘야 하는 걸까요. 누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힘들게 간호사가 되려고 할까요. 간호사조무사는 말 그대로 간호사를 도와주는 직업입니다. 내 가족,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는 환자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의료사고에 대해 많은 분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송희(간호·1) 학생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간호학과라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꼭 그렇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간호사가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연 정말 간호사들이 ‘수적으로 적어서’ 병원에 간호사가 부족한 것일까요? 현재 우리나라의 간호사들은 OECD평균보다 월등히 많은 수의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습니다. 일은 매우 고되지만 대우는 계속 나아지지 않는 실정이기에 많은 간호사들이 휴직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생기는 구멍을 메꾸기 위해 간호사자격의 기준을 낮추는 것은 결코 좋은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간호조무사, 전문대를 나온 간호사분들이 간호학 학사를 받는 방법은 지금도 충분히 있습니다.


  환자의 건강을 다루는 의료에서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간호학에서는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등 간호조무사 과정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깊은 내용을 배웁니다. 어깨너머로 배운 것을 직접 환자들에게 사용한다면 국민들이 의료에 대한 불신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환자의 입장에 두고 생각해보신다면 간호사들의 밥그릇 싸움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간호조무사분들도 의료계통에서는 꼭 필요한 분들이고 같이 협력해서 좋은 의료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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