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일원화를 차기 총학생회에 제안한다
선관위의 일원화를 차기 총학생회에 제안한다
  • 가톨릭대학보
  • 승인 2013.12.09 21:55
  • 호수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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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

올해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는 없었다. 언제나 매년 마찬가지였다. 민주 선거의 4대원칙과 자유 선거의 원칙까지 더해진 5원칙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의 기본이다. 하지만 거의 매년마다 이 원칙은 어디선가 새로운 방법들로 위배되고 경시되어 문제를 야기했다. 임명제, 거수투표처럼 선거가 아예 없는 경우부터 시작해 올해 같은 경우 수업시간 전에 강의실로 투표함을 들고 들어가 기표소도 없이 학생들을 줄 세워 선거를 진행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원칙대로라면 비밀투표와 자유투표의 원칙이 훼손될 여지가 다분한 선거다.

  문제는 이러한 선거원칙의 위배가 그들이 부정을 저지르고자 했음이 아니라 투표율이 거의 바닥인 상황에서 절망적인 꾀를 짜낸 것에서 비롯 됐다는 점이다. 단대선거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느닷없는 선거일 변경을 맞이한 것부터가 위기였다. 게다가 선거첫날에는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투표하고 가라는 안내에도 고작 3명만이 투표소를 왔다갔을 뿐이었다. 심각성을 느낀 이들은 그들의 선거세칙에도 없었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강의실 투표를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판단이 과했다 볼 수 있지만 이런 절박한 상황이야 어디 이들뿐이랴.

   이런 학부`과 단위의 절박성과 그로 인한 진풍경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되풀이 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들의 선관위는 매년마다 해체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선관위가 계속해서 같은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연속성이 없다. 선거 회칙의 보완 및 개정이 절실함에도 변화는 일어나기 힘든 구조다.

  상대적으로 책임을 갖고 전학대회 인준을 받아 꾸려지는 중앙선거위원회와 투명하며 보완이 지속되는 선거회칙으로 진행되는 중앙선거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별로 없다.
학부`과 단위의 선거가 중앙선거와 분리되어 개별 선관위와 선거회칙에 의해 진행되는 이유는 각 학부`과 단위의 자율성의 보장이다. 그러나 이런 명제는 저조한 투표율과 비연속적인 선관위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자율성이 보장되기에 더욱더 황당한 선거는 계속될 것이다.

  이에 제안한다. 중앙선관위와 학부`과단위 선관위를 일원화하여 단일 선거세칙을 적용하고 선거도 동시에 치르자. 가장 큰 이점은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선거를 같이 진행하게 되면 중앙선거를 하러온 사람들이 자신의 학부 과 단위 투표까지 하고 가도록 자연스레 유도된다. 학생 입장에서도 이곳 저곳 투표하러 다닐 비용이 적어지는 것이고 선관위들의 입장에서도 일원화된 체계 하에 투표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린다. 추가적인 이점은 중앙선관위의 선거회칙을 따르게 되면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보완도 잘 되지 않는 선거 회칙이 더욱 공정해질 거라는 기대다. 물론 선거 시기나 방법을 조율하는데 있어 초기 비용이 있겠으나 반복되는 학부`과 단위의 선거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부차적으로 학부`과 단위 선관위원들과 피선거인들에게 중앙선거 수준의 높은 선거문화를 경험을 제공한다. 총학생회 후보의 자격요건을 몰라 후보등록을 못하게 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여지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고 파편화된 학생회들의 협력과 소통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런 선관위의 일원화는 위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는 총학생회가 주도해서 전학대회를 통한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야 비로소 가능하다. 내년 보궐에 출마할지 모르는 총학생회 후보들에게 제안한다. 더 이상 문제를 반복하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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