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의 약속을 지켜주자
또 한의 약속을 지켜주자
  • .
  • 승인 2014.02.18 20:24
  • 호수 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했다.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딸 '윤미가 어린나이에 대기업에 취직을 하게 된다. 기쁨도 잠시 딸은 큰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회사에서 산업재해로 인정해주지 않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아빠는 죽어가는 딸에게 이 억울한 이야기를 알리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아빠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앞서 말했듯 이 영화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이유는 실화이기 때문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영화에서 진성이라고 표현된 대기업이 삼성인 이유가 크다.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투자를 받기는 쉽지 않았다. 때문에 제작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후원받아 진행됐다. 총 제작비 22억 원 중에서 15억 원을 두레 후원과 개인투자로 마련해 국내 최초로 100% 크라우드 펀딩 제작을 하게 됐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시사상식사전, pmq 지식엔진연구소, 박문각).

제작과정 뿐 아니라 개봉하는데 있어서도 문제가 있었다. 개봉 직전에도 스크린의 수가 100개를 넘지 못했는가 하면, 개봉 직후에는 상영관이 축소되기도 했으며 영화관에서 일방적으로 관객의 예매를 취소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참고로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보통 500개의 스크린부터 상영을 시작하게 된다. 이와 비교했을 때 스크린의 수가 상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의 수요는 많은데 비해 공급이 적어 평소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는 극장의 수익구조 중 많은 부분이 팝콘 수익과 광고이기 때문에 삼성 광고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광고주의 눈치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멀티플렉스 3사인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 중 롯데시네마의 경우 서울지역의 88%에 해당하는 21개 구에서 상영하지 않아 논란이 거세다.

일반적으로 극장에서는 단체관람이나 시사회 대관을 환영하는 편이다. 극장의 사이드 좌석과 앞자리 등 잔여 좌석까지 매진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대관을 통해 전 좌석을 매진시키는 것이 더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롯데시네마는 서울대로스쿨 인권법학회 산하 산소통’, 배우 조달환,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포항분회 등의 단체관람을 거부했다. 극장의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즉 굴러들어온 복을 걷어 차버린 격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할까.

대기업이 문화를 좌지우지하고 이를 비판해야할 언론은 입을 닫았다. 지상파 3사는 또 하나의 약속외압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영화의 이름조차 언급 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JTBC <뉴스9>에서 손석희 아나운서가 지상파의 금기어인 <또 하나의 약속>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단순히 영화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이 화제가 되는 이상한 세상이다. 이러한 이상한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서 <또 하나의 약속>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집 근처에 상영관이 없을 수도 있으니 아주 잘~찾아봐야 해서 조금 힘들겠지만.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