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마르 5,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마르 5,28)
  • 정현목(신학·4)
  • 승인 2014.08.06 13:23
  • 호수 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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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많은 의사를 거쳐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될 뿐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예수님께서 그 마을을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직관적으로 그녀는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고, 실제로 곧 출혈이 멈춰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어렸을적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며 배를 어루만져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께서 몇 번 저의 배를 쓰다듬어 주시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팠던 배가 괜찮아졌던 것입니다. 배가 아픈 것은 분명 생리적으로 무엇인가가 잘못되어 고통이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에게는 ‘엄마 손’이라는 하나의 약이 ‘심적’으로 위안을 주어 배가 아프지 않게 된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이지요. 성인이 되고나서야 알게 된 것은, 어머니의 손에 있는 열(熱)이 배로 전해져 복통이 호전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에 관한 능력을 전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우리가 고통 중에 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심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고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린 아이가 엄마의 손에 있는 어떤 과학적인 힘으로서의 ‘열’을 바라고 믿었던 것이 아니라, 아픈 자식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믿었고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라면 자신을 낫게 해주실 수 있을 것이란 그녀의 믿음 위에 그 분 자체의 손길과 사랑의 마음이 더해져 그녀의 병을 낫게 한 것입니다. 즉, 다른 어떤 명의(名醫)보다 예수님께서 병을 치유하실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믿음 위에 그분이 함께 계시기 때문에 치유가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일명 ‘약빨이 잘 듣는다’고 하는 유명한 약들이 매우 많습니다. 세상의 논리에 따라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는 약은 더욱 비싸게 팔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가대인 여러분들은 무슨 약이 더 좋은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를 궁리하기보다는, 오늘 성서이야기에서 하혈하는 여자가 보여준 믿음을 본받기를 바래봅니다. 즉, 인기가 좋은 효험제를 찾는 데 급급한 모습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사랑으로 자신을 치유해 가는 신앙인의 모습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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