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점이 바로집히지 못한 채 잊혀질까봐
잘못된 점이 바로집히지 못한 채 잊혀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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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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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특유의 성격을 가리켜 ‘냄비근성’이라고 한다.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듯이 어떤 일이 있으면 흥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성질을 말한다. 한국인은 2002 월드컵 때에도 그랬고, 독도 문제도 그랬다. 4월 16일(수)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 또한 그렇게 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페이스북 등의 SNS와 언론에는 실시간으로 세월호의 사망자와 실종자 등의 정보가 공유되고 보도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건 사고가 생기면 온 정신을 그 곳에 집중해 문제점이 무엇인지, 개선책이 무엇인지 떠들다가 다른 이슈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린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0일이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 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를 빨리 잊게 될 경우 정부는 안전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국민의 안전의식도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아직 16명의 실종자(2014년 5월 26일 기준)가 구조되지 못하고 있기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잘못된 점은 절대 잊혀 지면 안 된다.

본교에서도 잊혀 져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 재선거에서의 정당성 문제다. <가톨릭대학보> 2014년 5월 13일(화)자 발행 제 261호에서는 총동연 선거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가장 큰 문제는 선거인명부에 모든 동아리 회원이 포함되지 못한 점이다. 동아리 회원 중 선거가 가능한 인원을 취합하는 과정에서의 실수가 발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총동연 임시운영위원회가 건넨 선거인명부를 아무런 의심 없이 그대로 사용한 탓이다.

본보 기자는 지난 호에 해당 기사를 작성하며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기대했다. 발행일에 빠르게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를 했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의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사실 당황스러웠다.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안이 본교 학생들에게는 문제의식이 들지 않을 정도의 소식이었나보다.

5월 18일(일)에 사회과학대(이하 사회대)에서 페이스북과 대자보를 통해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사회대 각 단위 대표자들은 총동연 재선거의 정당성에 의문을 표했다. 페이스북의 해당 글 좋아요 수는 139개이다. 평상시 사회대 게시물 좋아요 수에 비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많은 학생들이 공감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학교가 참 조용하다. 당연히 문제제기가 될 사안에 대해 학생들도, 선관위도, 총동연도 입을 다문 채 조용하다. 누군가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기 라도 한 걸까? 우리학교 분위기가 두렵다. 잘못된 점이 바로잡히지 못한 채 잊혀 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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