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
  • 정현목(신학·4)
  • 승인 2014.08.08 17:44
  • 호수 2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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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그리스도께서는 마태오 복음 6장 이하에서 ‘올바른 자선’, ‘올바른 기도’, ‘올바른 단식’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 중 ‘올바른 자선’에 대해서 가대인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자선’이라고 하면 대개 ‘불쌍한 사람’, ‘가난한 사람’, ‘독거노인’ 등 생활이 상대적으로 여의치 않아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저는 ‘자선’을 생각하면 두 가지 형태의 모습이 머릿속에 동시에 떠오릅니다. 

먼저, 언론매체를 접하다보면 유명인들이 ‘남몰래 기부’를 했던 이야기나 불우이웃을 위해 수 년간 ‘봉사활동’을 묵묵히 실천해 왔다는 기사를 때때로 접할 수 있습니다. 또는 그들의 자선활동이 수 개월, 수 년이 지나 우연히 드러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귀감이 되었다는 일화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 일화들이 감동적이고도 교훈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기부’를 했다는 그 자체보다, ‘기부’에 대한 여러 공인들의 마음가짐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결코 봉사활동이나 경제적 지원과 같은 자선활동을 그들의 경력을 쌓기 위한 목표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혹여나 그것이 드러나게 되면 자신이 해왔던 활동이 마치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 같은 오해가 싫어서 비공개적으로 행해왔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동시에 또 다른 모습의 ‘자선 활동’이 떠오릅니다. 매년 선거철이 되면 항상 서울역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 주변에는 후보자와 함께 ‘사랑의 밥차’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 옆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여러 카메라맨들이 있지요. 이들도 분명 자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의도를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과연 그들의 자선활동에 대한 목적이 온전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에 있었을까 하는 의문점은 생깁니다.

예수님께서 ‘자선’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잘 헤아려보면 단순히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선의 1차적인 의미를 넘어선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이라는 말에 자선을 베푼다는 것이 ‘이미’ 전제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가난한 사람, 불쌍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리의 희생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마땅히 해야 할 일’ 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행할 때 갖는 마음가짐입니다. 내가 내 주위의 이웃들에게 베풀고 있는 자선활동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지, 아니면 오른손이 하지도 않은 일을 부풀려 했다고 말하며 그저 내가 한 무엇을 생색내기에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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