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의 장으로 전락한 대학교 축제
음주가무의 장으로 전락한 대학교 축제
  • 문민오(법정경학부·1)
  • 승인 2014.10.01 01:20
  • 호수 2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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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시사문제.

기나긴 방학이 끝나고 개강을 맞이하였다. 개강에 이어 대부분의 대학들은 축제를 열어 모두 즐기고 있다. 축제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축제는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라는 뜻으로, 각 대학마다 학생간의 교류와 문화를 즐기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접한 축제의 첫인상은 문화의 교류가 아닌, 술의 교류, 어지러움으로 자리 잡았다. 대체적인 축제의 구성을 살펴보니, 주로 낮에는 노점에서 음식판매를 하고 밤에는 주점을 열어 술, 안주 판매가 절대 다수로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대학교 축제는 노/주점이 주를 이루고 있을까? 라는 생각에 간단한 의견을 물어본 후 원인 분석을 해보았다.

첫 번째 이유는 학생들의 기호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학교 축제의 메인 타겟층은 본교의 대학생들이다. 그러므로 타겟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 집단의 선호유형과 기호를 고려해야 하는게 당연지사다. 그러므로 술과 각종 먹을거리, 걸그룹과 같은 유명 가수를 초빙하는 놀고먹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요 국립대가 지난 2012년 대학 축제에 쓴 행사비용은 대학 당 1억1641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4800만원, 연예인을 동원한 무대에만 총 운영비의 41%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대학들은 놀이 문화에 편중된 축제를 위해 너무나도 불균형적인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획(컨텐츠)의 실행적 여건 부족이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뛰어난 기획(콘텐츠)이 나온다 하더라도 할당받은 공간이 제한적이고, 주어진 재정 역시 제한적이라 실행하기가 힘들다. 그로 인해 가장 무난하고, 학생들의 발걸음을 잡을 수 있는 노/주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는 동아리의 기업화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동아리들은 일정금액만큼 학교에서 지원을 받고, 나머지는 동아리 자체에서 메우는 형식이다. 그로인해 동아리들은 최대한 이윤을 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결국 학생들을 얼마나 끌어 올 수 있는 가에 대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 결과 앞서 말한 이유들의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현재 대학교 축제는 지나치게 놀이 문화적으로 치우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원인 분석을 토대로 필자는 개선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나름의 방안을 만들었다.

이 같은 현 축제의 문제점을 실제로 타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술 대신 한국 전통 차'와 같은 '술 없는 축제 만들기' 같은 프로젝트, 그리고 놀이 문화적으로 편중된 현재 축제분위기를 학술분야의 성격을 띠는 여러 행사를 기획하여 전환해보는 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점은 축제를 만들고,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축제는 마시고 즐기는 것이 다가 아닌, 때로는 배울 수 있고 얻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축제라 함은 음주가무의 장만이 아닌, 무언가를 배워가고 얻어갈 수 있는 장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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