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냄새 전혀 나지 않는 학교
땀냄새 전혀 나지 않는 학교
  • 김솔민 기자
  • 승인 2014.10.15 18:59
  • 호수 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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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교의 운동장에 있는 골네트가 찢어져 있다.

‘혈기왕성’, ‘신체건강’··· 모두 20대, 특히 대학생이라 하면 떠올리는 말들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들은 체육 활동을 많이 하는가?’라는 대답엔 NO라고 외치는 대학생들. 학점따느라, 공부하느라 바쁜 대학생이지만 대학생들이 체육관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성적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의 연구결과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민이 주 2회 회당 30분 이상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31.4%에 불과하다. 또한 체육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 중 ‘체육시설 접근성이 떨어져서’라는 응답은 22.3%이다. 대학생들의 체육활동 또한 다르지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본교는 체육 시설이 잘되어 있는지, 체육 활동을 하기에 어떠한 환경인지 취재해보았다.

본교 체육동아리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본교생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스포츠는 축구, 농구 정도이다. 스킨스쿠버 동아리, 산악 동아리, 또한 최근에는 스노우보드 소모임도 생기기 시작했다. 교내에 있는 스포츠관련 동아리 수는 소모임·학회를 제외하고 9개이다. 이들이 동아리 활동에 불편함은 없는지 알아보았다.

보통 동아리들이 시설을 쓸 때 운동장이나 김수환추기경국제관(이하 국제관) 내의 체육관 등 한 시설을 돌아가면서 쓰는데, 동아리끼리 서로 시간을 조율한 뒤 VOS팀에 제출한다. 그 후 갑작스럽게 교내 시설을 쓸 일이 생기면 따로 전화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관리 편의 상 체육관은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 농구동아리 리버스 회원 홍인호(정보통신전자공학·2)는 “체육관 문을 일찍 닫기 때문에 사용시간이 적고 농구는 소모임이 많다 보니 일주일 중 세 시간밖에 이용할 수 없는 점이 불편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또한 국제관 실내 체육관의 냉난방시스템도 중앙 통제이다 보니 자유롭게 온도를 조절하지 못한다. 실내 온도가 적절하지 못하면 교내 시설팀에 문의해야한다. 하지만 큰 행사가 아니면 체육관은 보통 냉난방을 가동하지 않는다. 체육관이 워낙 크다 보니, 냉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 그 이유다.

테니스 동아리 코트랑은 매년 연습용 공을 240개, 시합용 공을 70개씩 소비한다. 회원들의 연습량이 많다 보니 공을 사면 1년이 안 되어서 바람이 다 빠져버린다. 매년 테니스공을 구입하는데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테니스장 안에 있는 샤워실은 교수 전용이라 콘서트홀에 있는 샤워시설을 이용한다. 코트랑 회장 임성빈(중어중문·2)은 “가끔 다른 학교와 함께 경기하는데 다른 학교에 가보면 테니스 코트가 우레탄코트(하드코트의 일종으로, 콘크리트와 고무 등을 이용해 만든 코트)인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본교 테니스장은 너무 오래되어 땅의 질이 좋지 않다. 바닥을 모래가 아닌 다른 소재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구동아리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야구동아리 ‘텀블러즈’는 축구동아리, 소모임과 운동장을 함께 쓴다. 또한 동아리방에 있는 선풍기, 선반, 블라인드 등 기본적인 물품도 모두 동아리원들의 사비를 털어 구매했다. 야구를 하는 데 필요한 포수장비만 30만 원이 들었다. 한 학기에 6만 원씩, 3만 원인 축제지원금까지 합쳐 연간 총 15만 원을 받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본교의 체육시설은?
야구동아리, 축구동아리가 함께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운동장의 가장 큰 문제는 땅의 고르기 문제다. 축구동아리와 야구동아리 모두 비 온 뒤 물웅덩이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땅이 고르지 못하면 선수들의 부상위험도가 높아진다. 1년에 3~4번 정도 VOS팀에서 정기적으로 땅을 갈아주지만, 부족한 숫자다. 또한 전날에 운동장에서 축제나 행사가 있으면 미처 처리되지 않은 쓰레기나 유리조각 등도 골칫덩이이다. 축구동아리 및 소모임들은 입을 모아 학교 운동장이 잔디가 깔리면 훨씬 운동하기에 안전하고 편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깔면 야구와 기타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어진다. 결국엔 공간부족 문제인데, 학교에는 운동장을 할만한 다른 공간이 없다. 본래 본교는 캠퍼스가 작은 편에 속하는데 ACE 사업, LINK 사업 등 여러 국고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당 연구실과 관련 교수의 자리 등을 마련하는 공간도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운동장 불편사항에 대해 시설팀은 “누전이나 누수공사 등 현재 운동장보다 더 시급한 사항들이 많다.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문제가 아니면 운동장을 더 보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해당 문제를 일축했다.

킥오프 백종현(미디어기술콘텐츠·3) 부대표는 “운동장에 있는 조명도 불빛을 비추는 범위가 좁아 해가 지면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점도 불편사항이다. 또한 운동장과 붙어 있는 작은 농구장은 운동장에서 튄 모래 때문에 그곳에서 농구를 하는 학생들이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것 같다”라며 걱정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하려는 사람은 많다 보니 학교기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교내 시설팀은 국제관 체육관 대관을 담당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체육관을 대관하려는 사람들에게 직접 예약을 받지만, 예약란에 적힌 이름과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르다. 해당 팀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그 팀의 편의상 대신 예약을 해준 것이다. 또한 ‘이중 대관(팀별 3시간 초과) 적발 시 차후 사용에 제재를 받을 수 있다’라는 체육관 사용 수칙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적발되어도 그냥 넘어가던 예전과 달리 시설팀은 다음주부터는 이런 ‘꼼수’를 부리는 학생들을 다음 예약 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제재할 계획이다.

점차 사라지는 스포츠 교양과목
교내 스포츠 과목은 테니스와 골프 두 과목이다. 본래 2학기 수요조사 때는 요가와 에어로빅도 있었으나 수강신청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수요조사결과 에어로빅은 수요를 원하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고, 요가는 무려 92명이나 되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업인 테니스와 골프는 각각 49명, 29명이 강좌를 원했다. 현재 테니스는 35명, 골프는 28명이 이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2년 전인 2012년만 해도 개설강좌는 지금보다 더욱더 많았다. 댄스스포츠, 재즈댄스, 요가 이렇게 3과목이 더 있었는데, 사라진 이유에 대해 ELP 학부대학은 “수요도 없을뿐더러 학문적인 것이 아닌 취미성 강좌이다 보니 학점을 부여하는 것이 다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었다. 대신 VOS팀과 협의해서 학생들이 원할 경우 강좌가 아닌 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라 답했다. 또한 요가가 수요가 많았음에도 강좌가 개설되지 않은 이유에는 “강사 섭외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요가를 하던 시설도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가수업은 2012년에는 1학기는 ‘G001(기슨관)’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2학기에는 국제관 체육관에서 진행했다. 2012년 2학기부터 댄스스포츠, 재즈댄스 등 웬만한 과목 또한 다 IH관 체육관에서 진행되었다. G001과 체육관 두 곳 다 요가 강좌를 진행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기슨관은 준공된 지 30년이 넘어 기슨관 지하에 있는 G001은 시설이 낙후되었다. 또한 G001은 지난달부터 현재 강의실 누전공사로 2015년 1월까지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체육관은 워낙 이용률이 높다 보니 요가강좌를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교내 학생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본교가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은 음악, 꽃꽂이 등 여러 강좌가 있지만 스포츠관련 과목은 없다. 이유는 강의실로 이용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이다. 약 7,8년 전쯤 ‘요가’가 유일한 스포츠강좌로 있긴 했지만 이마저도 폐강되었다. 이렇듯 교내의 스포츠강의가 사라진 이유의 근본적인 이유는 공간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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