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으로 인문학 읽기
물리학으로 인문학 읽기
  • 배도현 기자
  • 승인 2014.11.11 14:33
  • 호수 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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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지난달 30일(목)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본교 모니카홀에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가 120여 명의 주민·학생들 속에 개최됐다. ‘물리학의 잣대로 읽는 <토지>’라는 주제로 열린 인문학 콘서트는 ELP학부대학에서 처음 기획된 인문학 행사이다.

행사를 기획한 조윤아 교수는 “항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행사에서 벗어나, 대학이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요소를 주민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처음 시행하게 됐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어 “요즘 강요되고 있는 학문 중 하나가 융·복합적 학문이다. 융합하여 읽는 독서의 중요성을 보여주고자 물리와〔토지〕를 엮었다”고 덧붙였다. 조윤아 교수는 대하소설〔토지〕의 기본 정보, 주인공 역할 분석, 인물의 행동에 따른 이유 분석 등 “〔토지〕의 인물과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어 ‘물리학의 잣대로 읽는 <토지>’를 주제로 연세대학교 남균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강연했다. 남균 교수는 “박경리 작가와 토지를 바탕으로 세상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작가가 우주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도 해서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토론도 많이 하다보니 문학을 물리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토지]에 등장하는 700여 명의 등장인물들을 하늘에 모아놓은 별에 비유하면서 서로 각각 영향을 주고받는 개성 있는 존재로 바라봤다. 또한, 상대적으로 운명에 순응하는 봉순이와 운명을 개척하는 서희라는 등장인물을 비교하며, 결정론적 세계관을 가진 뉴턴 역학적 세계관, 자유의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양자역학적 세계관을 접목해 분석하기도 했다.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모두 인문학적 영역인 소설에 물리학을 접목해 분석했다는 사실에 참신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예인(국어국문·2)학생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과학과 문학의 조화가 너무 인상 깊었다. 경직된 사고에 유연함을 더해줬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다만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아 안타까웠다. 인문학적 영역이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을지라도 세상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길러줄 수 있다. 특히 학문간의 유연한 사고는 학생들에게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느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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