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포기제도와 재수강 제도, 우리학교는?
학점포기제도와 재수강 제도, 우리학교는?
  • 김솔민 기자
  • 승인 2014.11.11 18:33
  • 호수 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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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학점 인플레이션의 원인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학점세탁’을 막기 위한 교육부의 지침과 학생들의 반발 사이에서 대립하고 있는 현재, 본교는 학점에 관해 어떤지 취재해보았다.

본교는 학점을 어떻게 주나
대부분의 대학과 같이 본교는 수업평가 시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적용 비율은 A와 B등급을 70% 이하로 적용할 수 있다. 또한 D와 F 등급은 담당 교수 재량으로 비율과 관계없이 줄 수 있다. 하지만 상대평가가 제외되는 강의가 있다. 수강인원 10명 미만인 과목이 어느 학번이든 공통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그 밖에 외부 현장 실습과목, 캡스톤 디자인 과목 등 기타 총장이 인정하는 교과목이 절대평가가 적용되는지에 대한 여부는 학번마다 다르다.

또한 본교가 재수강할 수 있는 점수는 C+이하 성적부터 재수강이 가능하다. 또한 재수강을 하면 취득할 수 있는 성적이 제한이 없다. 재수강이라도 A+ 등 높은 점수를 취득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재수강 후 취득성적 제한이 있는 ‘학점상한제’를 시행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현재 많은 대학교가 학점상한제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2015년부터 학점상한제를 실시해 재수강 시 성적을 A0 이상 받지 못한다. 성균관대의 경우 재수강 후 취득성적 상한선이 B+가 최대이다. 이와 같이 재수강 후 취득성적 상한선이 있는 이유에 대해 성균관대 학적관리팀은 “만약 취득 성적 제한을 두지 않으면 과도하게 상급생들이 하급생 과목을 재수강해서 하급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학생들의 학업의욕도 감퇴할 수 있고 학업 분위기도 훼손될 가능성이 많아 제한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 대학들의 학점포기제 폐지, 본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이 작년 12월 24일에 학점포기제로 인한 성적세탁을 막도록 하는 학생성적 관리 개선 방안을 3월 말까지 마련해 교육부로 제출하도록 하는 공문을 각 대학에 보냈다. 이는 취업용으로 발급되는 성적 증명서와 교내 학업성적표가 다르게 발급되어 학점 세탁을 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취업용 성적표에는 학점을 포기하고 재수강한 내용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올해 대학들은 속속들이 학점포기제를 폐지하고 있다.

하지만 본교는 아직 학점 포기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입학연도가 어떤지에 따라 세세한 항목들이 다르게 적용된다. 14학번의 경우 재학 중 취득한 성적이 C+ 이하인 교과목의 취득 성적을 포기할 수 있다. 단 7학기 이상(119학점 이상) 학교에 다닌 재학생, 조기졸업예정자, 학·석사연계과정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모든 교과목에 대해 총 9학점까지 성적 포기가 가능하다. 13, 12, 11학번은 재학생만 취득 성적 포기가 가능하고 9학점이 아닌 6학점까지 성적 포기를 할 수 있다. 또한 교내용 학업성적표상엔 취득성적 포기 흔적이 남지만 성적 증명서엔 남지 않는다. 물론 본교에서 학점 포기제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 교내 학사지원팀은 학점 포기제가 추후에 없어질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 다른 학교들도 학점 포기제를 폐지하는 상황이고 교육부도 압박을 주고 있는 입장이라 몇 년 후엔 어떻게 될지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학점포기제에 대한 본교생들의 입장도 다양하다. 하지만 학교마다 다른 학점제도가 변별력을 떨어뜨려 학점포기제가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본교생 신윤철(심리·3)은 “학점포기제가 어느 학교는 폐지되고 어느 학교는 시행되고 있다면 학점의 변별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학점을 지우는 행위를 하면서 내 양심을 훼손시킬 필요가 없는데 학점포기제가 존재하면 그 행위를 계속 하게 된다. 학점포기제는 취업공화국의 병폐 중 하나”라며 학점포기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3학년 학생 또한 “현재 학점 인플레현상이 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도 높은 학점을 따기 위해 학점포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마다 학점에 대한 학칙이 달라 학점포기제가 쓸모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학점포기제: 수강신청한 기록과 성적기록 자체가 삭제되는 것으로 F학점 과목을 재수강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학생들의 학점관리와 수강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

기업과 학점의 연관성은 얼마나 되나
재수강제도, 성적포기제 등 성적에 관한 다양한 학칙이 존재하는 주요 이유는 취업이다. 취업시장에서 학점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기업마다 학점의 연관성은 차이가 날 수 있다. 본교 취업지원팀 노진영 취업 진로상담사는 “직무마다 학점의 가중치가 다르다. 그래서 이공계의 경우 전공학점을 따로 표기하라고 하거나 성적표에서 따로 그곳만 봐서 서류전형을 포함시킨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취업에서의 학점의 중요도에 대한 질문에 노진영 취업 진로상담사는 “점점 기업에서 학점의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학점보다 직무 적합성을 중요시하는 기업의 추세도 있지만 요새 지원자들의 학점이 다 높아 변별력이 없는 것도 이유다”라며 기업 내의 학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최소한의 학점 기준은 존재한다. 현재 LG,삼성, 동서식품 등 많은 기업에서 지원자격란에 ‘학점 3.0이상(4.5만점 기준)’이라는 항목을 추가하고 있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한 144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합격 스펙 및 평가방식’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의 평균학점은 4.5점 만점에 3.5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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