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낯선 그들
아직은 낯선 그들
  • 백미혜 독자위원
  • 승인 2014.11.11 19:54
  • 호수 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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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영어를 읽고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다. 방학이 되면 가장먼저 입소문이 자자한 토익학원을 알아보고 거금을 들여 영어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 10대 때 그러했듯 20대가 되어서도 영어를 읽고 문제를 푸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돈을 들이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이 미셸 식당의 식권 기계 작동법을 물어보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았던가. 방학동안 몇 백개의 단어를 외웠는데,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아는 단어도 쉽게 기억나지 않는다. 이게 과연 우리가 말한 국제화일까?

한류열풍으로 인해 외국과의 문화적 교류 및 언어적 교류가 많아 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국제관에 머무는 그들이 낯설다.

학교에서는 그런 우리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다.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보면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더불어 해외 봉사활동, 외국어 말하기 콘테스트, 에세이 콘테스트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고 그에 대한 보상 또한 만족스럽다.

지난달 14일(화) 발행된 267호 4면을 보면 국제화에 대한 필자의 의견과 비슷한 기사가 있었다. 국제화 프로그램들이 많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접근성과 학생들의 비적극성으로 인해 그만한 가치를 이루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쉽게 부담을 느낀다. ‘콘테스트’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다. 평소에 영어에 관심이 많던 학생들도 뒷걸음치게 한다. 외국에 봉사활동은 가고 싶지만 해외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다소 부담스럽다. ‘과연 가서 잘 할 수 있을지’를 먼저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게 정말 단순히 외국어실력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외국어 실력이나 두둑한 상금이 아닌 ‘자신감’ 일지도 모른다.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외국인 재학생과 국내 재학생의 친목동아리도 국제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외국인들과의 만남과 소통은 교내활동의 적극성을 도모시킴과 동시에 세계와의 거리마저 단축시킬 수 있다. 또 외국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알아나가면서 자신감은 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작이 바로 자연스러운 국제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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