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먹는다는 것은
욕을 먹는다는 것은
  • 김솔민 기자
  • 승인 2014.11.11 20:01
  • 호수 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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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교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대나무 숲'에서 간식행사와 관련한 글을 보았다. 연애 관련 글이 위주였던지라 눈에 띄는 글이었다. 학생회의 간식행사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학생회가 들으면 발끈할만한 어투였기에 익명의 글에 똑같이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학생회 관련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글도 많이 달랐다.

그리고 며칠 뒤에 동일 인물이 쓴것으로 추정되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다시 올라왔다. 그 글에도 역시 대슥ㄹ이 줄을 이었다. 댓글을 읽으면서 착잡했다. 몇몇 논리적인 '비판'의 글도 눈에 띄었으나 비꼼이 가득 섞인 '비난'의 글이 더 많았다. 글쓴이의 인격은 물론이고 봉구스 밥버거의 맛에 대한 얘기까지 논점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했다. 글의 취지는 '학생회의 복지에 대한 아쉬움' 이었다. 글을 본 사람들은 간식행사를 넘어 더 높은 차원의 복지에 대해 논의해 봤어야 하지 않을까. 비록 글이 거칠었다고는 해도 말이다.

비록 '대나무 숲'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들은 상대방이 진짜 하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고자 해야 한다. 하지만 상해버린 기분때문에 감정적으로 나오기 일쑤다. 최근 배우 김부선씨의 난방비 사건이 떠올랐다. 부당한 난방비에 대한 기사보다 폭행사건을 앞 다투어 보도했던 언론은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했다. '김부선 폭행시비' 이라는 검색어에 혹한 우리들까지도. 다수가 편중된 곳에 들어가지 못하면 손가락질 당하며 내려지기 일쑤다.

학보를 낼 때마다 돌아오는 무수한 피드백들이 생각난다. 그 피드백은 논리적으로 올 때도 있었으며 욕으로 올 때도 있었다. 학보에 나와 있는 기사를 비판하라면 비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2학기 들어 학보사 내에서 역할이 커진 만큼 마음의 짐도 커졌다. 건설적인 비판이든 욕이든 논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겠다. 그것이 내게 관심을 가져준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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