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노크하다_심리학과 최은실 교수
J가 노크하다_심리학과 최은실 교수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4.11.14 12:51
  • 호수 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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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J : 청년기의 키워드를 정체성과 인간관계, 창의력이라고 보았다. 청춘, 즉 20대의 연령의 학생들은 세 부분에서 어떤 상태라고 진단할 수 있나?
최 : 모두들 알고 있듯이, 발달 시기상 청년기는 희망, 가능성, 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민과 갈등, 방황의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의 기능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자아를 탐색하고 인생의 구조를 형성하는 주요한 전환기이기 때문이다.

청년인 당신의 과제 : 정체성 확립
모든 전 세계의 청년들에게는 발달의 과제가 있다. 바로 “꿈을 키우고 성인기의 삶을 위해 인생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인생의 주요한 결혼과 직업의 선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을 위해 청년들은 지금까지 무심코 살아왔던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을 찾기 위해 자연스레 노력하게 된다. 캠퍼스를 누비고 학교 밖으로 떠나 또 다른 나를 찾는 자아탐색의 시간들은 아마도 다양한 갈등과 혼란의 시기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은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것이다.

인간관계 : 선택 그리고 피상
대학생이 되면서 인간관계의 폭과 깊이에 대한 선택이 다양해졌을 것이다. 자신이 원한다면 많은 사람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가끔 우리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하지만, 이내 곧 외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낼 때에는 편안하지만 갈등과 불화가 생기면 불안과 분노로 불행해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은 혼자 살아가기도 어렵지만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결코 쉽지가 않다.

요즘은 웹상에서 언제나 타인과 이야기를 나루 수 있는 현실이 의미 있는 상호작용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밴드,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멀리 떨어진 친구와 쉽게 연락할 수 있지만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끊임없이 인간관계를 맺고 자신과 세계관이 맞는 사람들하고만 교류 한다면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을는지. 과거와 달리 인간관계는 피상적이 되었고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도 부족해졌을 뿐더러 그러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노력도 부족해졌다.

창의성 : 상상을 넘어 실현이라는 힘을 싣는 것. 그리고 계획망상
청년기에는 다양한 꿈을 꾸고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정하는 시기이다. 관점의 폭을 넓혀 다양한 것을 상상하고 꿈꿔보자. 하지만 현실은 이런 창의력과 상상력을 제한하고 실리주의적으로 스펙을 중요시하고 있음에 동의할 것이다. 한 심리학자는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계획 망상’에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즉, 진중하고 현실적인 계획만 세워 놓으면 아무런 장애물도 겪지 않고 순조롭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청년들이 ‘현실적인 자격증주의자’의 관점에서 교육 과정을 바라보고, 대학생활을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요구되는 학위나 자격증을 따는데 필요한 과정을 완료하는 시간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것을 고려하고 꿈꿔본 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선택하길 바란다. 다만 조언해 주고 싶은 것은 꿈꾸는 것에 멈추지 말고 상상에 실행이라는 힘을 실어 창의력을 발산해야 한다. 계획망상에서 빠져 나오라. 교수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세워놓은 목표가 흔들리거나 사라져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이다. 근시안적인 목표 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 가운데 흔들림이 있더라도 중심을 잘 잡는다면 청춘이라는 이름에 맞게 꽃피우는 시기를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성격
J :
개인의 성향은 유전적 영향이 큰가? 환경적 영향이 큰가? (짐작해 보세요!)
최 : 이제 유전과 환경 중 인간의 성격에 대한 영향력을 하나로 선택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 하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인간의 행동과 심리적 특성에 관여하는 상대적인 비중은 분명히 다르다. 유전적 요인을 말할 때, 기질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수 있다. 기질이란 사람이 생후 초기에 보이는 기본적인 성향을 의미하는데 생후 초기에 보이는 이러한 성향은 유전적 특성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질에 대한 최근 연구에서 3요인 구조(Rothbart & posner, 2006)를 주장하고 있는데 먼저 외향성(강한 기쁨, 높은 활동수준, 미소와 웃음, 충동성), 부정적 정서성(수줍음, 불쾌, 공포, 분노와 좌절, 쉽게 달래지지 않음), 노력이 필요한 통제(주의집중 약함, 지각적 민감성)이 있다. 이런 부분들은 유전적 영향이 크다.

또 성격 형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환경적 영향이 있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나 양육 환경 등이 아동 정서 및 사회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성격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나 양육 환경 등이 아동 정서 및 사회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성격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 관계는 아동의 자아상과 타인에 대한 상을 긍정적으로 하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향상시킨다. 아동기 이후에 성격형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환경은 나에게 의미 있는 타인(또래, 교사, 로멘틱한 관계)이 될 수도 있고 나의 물리적 환경 요인도 될 수 있다.

이런 두 가지 주장을 종합해 보면, 사람은 타고난 개인적 성향이 있고 여기에 환경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친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능을 설명하는데 있어 고무밴드 가설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 성격의 여러 부분을 고무밴드라고 하여 타고난 각각 크기의 고무밴드에 잡아당기는 힘(환경의 영향 - 부모의 따뜻하고 민감한 양육 등)에 따라 늘어나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의 밴드는 머리끈 정도이고 인내심이 강한 아이는 공업용 밴드라고 할 때 선자의 부모의 영향이 긍정적이고 후자 부모의 영향이 부정적이라면 결국 외부적으로 비춰질 때 비슷하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J : 가능하다면 타고난 내 성격을 노력으로 완전히 고칠 수도 있나?
최 :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이 있고 고치고자 노력한다면 변화는 가능하다. 하지만 심리학 전공 교수로서 자신의 어떠한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이 왜 자신을 그토록 불편하게 하는지에 대해 먼저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유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모든 사랑이 정형화된 완벽한 인간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모습의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길 바란다.

#젊은 우울
J : 최근 ‘우울증이 국민 병’이라는 말이 떠도는 것처럼 젊은 사람들조차 생기를 잃어가고 우울감에 빠지는 현상들을 많이 목격하게 되는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최 : 먼저, 청년기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정체감형성의 시기이기 때문에 갈등과 혼란을 경험할 수 있으며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우울감에 빠진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청년기에 혼란과 우울을 경험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 층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청년기 우울을 가중 시키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국내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청년 실업률이 연일 최고에 이르렀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고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해야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 이러한 현실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취업을 위해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시간도, 다양한 경험을 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없다. 모든 것을 참고 고등학교까지 대학을 위해 살아왔듯, 다시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 학점과 스펙을 위해 살아야만 한다. 이런 현실에서 청년들이 우울하지 않다면 그것이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J :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은가?
최: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는 우울한 청년들에게 충분히 고민하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중년이 된 많은 사람들이 20대를 돌아봐도 그 시기는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심한 폭풍이 지나면 잔잔한 물결이 밀려오듯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면 인생의 등대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혼란의 시기를 외면하고 회피하지 않고 맞서서 견디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크게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진단표는 우울에 대한 무망감 이론을 기초로 무망감 우울증을 측정하기 위해 본교 이영호교수에 의해 개발되었다. 각 문항의 점수는 아니다=0점, 가끔 그렇다=1점, 자주 그렇다=2점, 항상 그렇다=3점이며 총점의 범위는 0-60점이다. 정상 대학생 집단(313명)의 평균점수는 15.33점이며 표준편자는 9.88점. 상기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평가 할 수 있다.
25-29점: 무망감 우울증상이 약간 있음.
30-34점: 무망감 우울증상이 상당히 있음.
35점 이상: 무망감 우울증상이 매우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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