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인문
청춘인문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4.11.14 13:04
  • 호수 26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문학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정말 중요한 건 알겠지만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학문일 수 있다. 하지만 본교에 인문학과 밀접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결코 별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

호우회

#역사토론동아리

고지연(국문·2)학생은 현재 역사토론동아리인 호우회 활동 중이다. 호우회는 일주일에 한 번 ‘대거리’라는 역사 토론을 한다. 선배로 권유로 처음 들어간 동아리에서 했던 토론은 사실 어려웠다. 알면 재밌는 것이 역사지만 1학년 때라 아무것도 몰랐고 모르는데 말하기가 꺼려졌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만 있다 보니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이 좋아서 남게 된 동아리에서 한번이라도 역사를 제대로 알아보자는 의지로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도 다시 읽어보고 관련 수업도 들으며 차차 역사와의 거리를 좁혀갔다. 그리고 현재는 호우회 동아리의 회장이 되었다.

호우회가 하는 일
처음에는 호국보훈유공자자녀들의 모임이었는데 성격이 바뀌고 역사토론으로 확장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 인천보훈지청과 함께 현충일 등 경조사 때 나라사랑걷기 등의 활동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감문을 인천 지역신문에 실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음과 공을 세우신 분들을 잊지 말자는 뜻을 기린다. 학교 곳곳에 4·15, 5·18 사건이 있었고 의의는 무엇이며 항쟁을 폭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바로잡는 등의 이야기를 국사학과 채웅석 교수님의 지도아래 대자보에 써서 부착한다. 국립 현충원, 서대문형무소로 1년에 2번 답사를 가는데 11월 중순 창립제를 통해 ‘도나기’라는 문집으로 학술제 논문을 써서 보고한다.

내겐 너무 먼 역사?
고지연 학생도 역사를 멀리하고 중요성을 모르던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고 한다. 호우회에 들어온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 중에 초등학교 시절 어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고 한다. “역사는 어렵고 복잡한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다”라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쓰여 지는 것,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도 하나의 작은 역사라고. 역사를 너무나 거리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면 나와 관련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거시적인 사건일 지라도 항상 우리에게 영향을 주면서 현재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인문과 관련이 없는 학문일지라도 나름의 역사가 있기에 두려운 편견을 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학문
역사를 더불어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과 인문학이 힘이라는 말도 번지고 있는 시점. “인문학이 위기냐 힘이냐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인문학을 통해 성찰하게 된다면 계속해서 흔들리는 인생에서 부정하려고 했던 것들을 인정하고 내재화시키며 힘듦이 왜 필요한지 깨닫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녀는 역사를 통한 성찰로 어떠한 대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들려야 잘 흔들릴 수 있고 흔들려야 안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SQUARE

 


본교에 재학 중인 양재현 학생(종교·2)은 작년 1학기 동안 친구들과 방탕하게 보냈다고 한다. 익숙한 패턴에 슬슬 재미를 잃어가던 시점, 잉여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친구 2명에게 무엇이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이야기는 고등학교 때 대학에 가면 지긋지긋한 주입식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흘렀다. 대학에서의 수업은 학생과 교수님 간에 토론, 발표와 의사소통으로 진행되는데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없애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 하면서 SQUARE를 만들게 되었다.

스퀘어 !?
자신들이 학창시절 앉아서 수업만 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을 갖고 입을 열어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나오게 돕는 토론수업이다. 올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10월 서울시 마을공동체 이웃 만들기 사업에 선정 되어 서대문구 산하에서 중·고등반을 상대로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수업을 진행 중이다.

컨텐츠는 ‘나무’교육
모든 학문의 뿌리가 되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①철학 ②철학을 기초한 역사 ③역사로부터 뻗어 나온 문화를 다루는 대중문화 분석 이렇게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의 경우는 서양 철학사를 사상가의 생애와 사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로 풀어내어 학생들로 하여금 최대한의 재미를 느끼게 전달한다. 역사는 한국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본인만의 역사관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한다. 이를 위해 한 역사를 그 내부 안에서의 상황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관점을 외부, 세계사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마지막 대중문화분석은 철학과 역사를 기반으로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문화를 분석한다. 문화를 단순히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에 숨겨져 있는 새로운 의미를 찾는 수업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듣는 노래는 왜 대부분 사랑에 관한 것일까?’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이다.

 

스퀘어의 목표와 포부
강압적으로 지식을 주입하지 않고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스퀘어. 항상 학생들과 재밌게 수업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개인적인 고민이나 대학입시, 진로의 문제를 나눌 정도로 친근한 분위기라고 한다. 또한 노원에서 진행하는 중등반의 경우 지속적으로 1/3 정도가 따라오고 있다니 성공적이다.

스퀘어는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나며 의사표현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지금은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대학생, 직장인, 등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스퀘어에게 인문학이란?
이 질문에 양재현 학생은 “인문학하면 인간의 삶과 사고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하더라. 스퀘어는 인간의 삶과 사고에 관해 탐구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이런 것을 ‘어떻게 고찰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고찰의 단초가 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먼저 자유롭게 말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다. 이런 것이 차근차근 시작되면 인문학적 자질에 조금 더 다가가지 않나 싶다”라고 대답했다. 본교 학생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과 열정이 있다면 동참해 보자.

양재현 학생과 스퀘어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유재현(서울대·영문), 정건희(연세대·정치외교), 홍상진(국민대·교육), 전효림(국민대·교육), 송윤지(성균관·한문교육), 황지영(이화여자대·불어불문)이다.

문학비평


올해 본교를 졸업하고 현재 문학비평가 등단을 준비 중인 김요섭(국어국문·졸)씨. 국어국문과 내에서 문학비평으로는 김요섭씨를 포함해 2명뿐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글을 쓴다. “글쓰기는 사회의 시선에 닿지 않는 것들을 직시하고 인식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는 것은 의미 있지만 그것만이 사회의 시선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가진 인식을 틀 자체를 의문시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올해 본교를 졸업하고 현재 문학비평가 등단을 준비 중인 김요섭(국어국문·졸)씨. 국어국문과 내에서 문학비평으로는 김요섭씨를 포함해 2명뿐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글을 쓴다. “글쓰기는 사회의 시선에 닿지 않는 것들을 직시하고 인식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는 것은 의미 있지만 그것만이 사회의 시선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가진 인식을 틀 자체를 의문시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그의 대학생활
과거 국문과에는 지금과 달리 고전, 비평, 시, 언어 분과별로 다양한 학회가 존재했다고 한다. 김요섭씨는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현대소설 학회에서 6년 동안 활발히 활동했다. 선배가 없는 유명무실해진 학회의 이름을 가져다가 4년 정도는 07학번들로만 활동을 하다가 제대 후에는 신입생들까지 받아 학술제에 나가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간 것. 커뮤니티 멘토링 사업의 지원으로 학술연금장학금도 받으며 주로 서사에 대해, 텍스트 이론 접근과 현대문학 작품들을 비교하는 문학 연구를 했다.

창작 활동을 시작한 것은 국어국문 문학비평의 현역 비평가이신 홍기돈 교수님의 배려로 2년 동안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부터이다. 이제까지 문학비평을 하고 싶고, 하는 사람이 2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공모전에 나갈 때 뿐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고. 09년도 여름방학에 선배들이 ‘만끽 위한 만끽’이라는 창작모임을 만들어 합류했고 5번 정도의 작품을 수록해 문집을 냈다고 한다. ‘ACE SOS CLASS’를 통해 작가를 직접 초청하기도 하여 문예창작 강의를 들었다고 하니 열정이 대단했다. 

그는 왜 문학비평을 할까?
그는 스스로 어릴 때부터 똑똑한 것을 티내기를 좋아했다고 한다(웃음). 원래 책을 좋아하는데 과시하기 위해 더 책 읽기를 즐겼다고. 문학은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하는 것으로 알아서 비평이 생소하다는 필자의 말에 그는 “문학이 감정을 다루기도 하지만 작품 속의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 하는가”를 보는 것이 문학을 읽는 방법이라고 했다. 어느 작가는 말을 빌려 별로 안 좋은 시인들을 자기감정에 파묻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언젠가는 결국 자기감정을 객관화시켜 바라보아야 한다고. 끓어오르는 감정의 발로를 통해서 어떻게 세상과 사람을 바라볼 것인가. 이러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외국문학 중에는 카잔차킨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좋아하는 그. 확실히 취향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정치적, 경제적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근원적인 조건에서의 자유로운 인간상 그렸다. 1900년대 초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사는 건달이자 노인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의 화자가 실제 작가이며 모든 것의 초점은 ‘발견’이다. 작품에서 말하는 ‘자유’는 선험적으로 사회적인 평가 기준에 얽매여진 것이 아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일출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느낀다. 일방적인 방식과 관계없이 스스로를 비워나가며 다시 채워가는 이야기이다. 자기 비운다는 것은 이미 채워져 있던 사회적 기준들을 버리고 나만의 가치들을 찾아나가는 것. 화자는 굉장한 독서가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의 눈으로 직접보라고 하니’ 얼마나 충격적이고 새로웠을까.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근원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점에서 그는 이 작품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문학이 인간에게 필요한 이유?
“사람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서있는 장소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문학적 체험이라는 것은 내가 서보지 못한 곳에서의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것. 우린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때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온전히 살아간다는 곳은 자신이 놓치는 부분이 줄이고 내가 망각하는 모습들과 내가 왜곡하는 것들, 하지 못하거나 해 온 것들을 경계하는 것이다. 자신의 시야나 체험의 공백들, 사각지대들을 제거하고 보안해야 하는데 실제로 삶의 다른 환경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또한 내가 만나는 사람, 하던 일만 하려는 삶의 관성이 있기 때문에 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문학과 함께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깊이가 느껴지는 그의 대답. 결국 그는 그가 하는 일이 작품에서 작가가 어떻게 인식의 틀을 뒤틀어 놓는지 그래서 무엇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하는지를 분석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