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철학은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철학은 안녕하십니까
  • 임명규 독자위원
  • 승인 2014.11.26 21:38
  • 호수 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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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끝자락에서 어느덧 2014년도 한 달여 남짓 남았다는 사실에 못내 아쉬움이 느껴진다. 바쁜 연말연시 일정을 앞두고 올 한해를 뒤돌아보며 각자 스스로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씩 해준다면 비록 삶이 힘들고 우울할지라도 작은 위안이라도 되지 않을까.

11일자 발행된 268호에서는 크게 ‘학점제도’와 ‘선거’ 이 두 테마에 포커스를 둔 기사들이 많이 실려 있다.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사회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스펙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난 첫 번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취업관문의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지면서 객관화되고 정량화된 수치를 원하는 기업의 요구에 따라 일정 수준의 학점은 필요조건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저 A라는 문자로 수놓인 목적성 없는 성적표는 아무런 감흥도 줄 수 없음을 각자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 정말 배우고 싶은 학문을 수강했는데 경쟁에 밀려 C학점을 받을지언정 본인의 철학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점포기제와 재수강제도가 학점 인플레의 주범이겠는가.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가 사회적 병폐로 말미암아 손가락질 받는 꼴이다.

매해마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선거철. 그 관성에 젖어든 것인지 선거 분위기도 항상 가라앉아 있다. 경선은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한 번 할까 말까, 단선은 예사, 보궐은 최소 한 자리는 꼭 나오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하라는 외침은 공허하다. 후보자들의 공약은 대부분이 복지서비스와 같은 기능적인 부분에 한정되어 있다. 과거와 같이 그럴듯한 슬로건을 내세우지도 않고 훗날 본인의 치적을 자랑할 만한 대형 공약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의 우리에게는 젊은 지성인으로서 좀 더 자신의 철학을 보여주고, 논쟁을 두려워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조금은 무모한 모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쓸쓸함이 느껴지는 요즘, 문득 그리운 사람이 떠오를 때가 있다. 주저하지 말고 안부연락 한 번 해보자. 스스로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족, 친구, 연인은 나를 일깨워주는 훌륭한 조언자이자 행복감을 증폭시켜주는 존재들이다. 그렇게나 요즘 강조되는 인문학이 처음부터 어려웠을까. ‘관계’속에서 나를 일깨워 가는 것이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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