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을 진열한 부천의 작은 옷장
따뜻한 마음을 진열한 부천의 작은 옷장
  • 정희정 기자 대필
  • 승인 2014.11.26 21:54
  • 호수 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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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싸롱 편>

어렸을 때부터 옷을 참 좋아했다. 좋고 예쁜 옷들이 집에 많아서 그 옷들만으로 가게를 차려도 될 정도였다. 각자 가지고 있는 달란트가 있듯이 나는 그런 달란트가 ‘옷’인 것 같다. 옷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입혀서 잘 어울리는 걸 보면 행복하다. 그래서 이 구제 숍을 운영하면서 큰돈을 벌기보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오랫동안 지내고 싶은 게 소망이다.

사실은 이번 여름에 구제 숍을 열어 놓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제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맨땅에 헤딩하듯 물건을 구하러 다녔다. 물건을 어디서 구하는지 정보를 아는 데만 몇 백 만원이고 보이는 것과 달리 아무나 진입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곳곳의 구제 가게를 돌아다니고 무작정 찾아다니기를 계속했다. 그러다 발로 뛰어 다니며 포기 하지 않으니 우연하게도 하나 둘 물건을 구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처럼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들게 시작한 이 일은 지난 20년 동안 백화점에서 일했을 때의 서비스 마인드로 즐겁게 하고 있다. 작은 옷가게라도 들리는 고객들이 다양한데 한 분 한 분 무엇을 좋아하시고 찾으시는지 알 수 있다. 고객카드도 만들어 고객들을 떠올리며 물건을 구해오고 사지 않아도 좋으나 문자를 보내 드린다.

내가 사는 동네이기도 하고 가톨릭대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겉으로는 고급스럽고 비싸보여도 막상 들어가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옷들을 진열해 두는 그런 곳으로 계속해서 남으려고 한다. 주위 사람들도 그렇고 가대에 어느 의류학과 학생이 구제 가게를 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구제 가게를 하는 것을 정말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 또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내가 백화점 일을 그만 두고 구제 숍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말렸었는데 언제나 긍정적이고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않았더니 해낼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조급해 하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믿으며 주위의 이야기를 잘 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기회는 자주 찾아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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