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마태 27, 46)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마태 27, 46)
  • 노현기(신학∙4)
  • 승인 2009.11.17 18:23
  • 호수 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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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이야기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삶의 곳곳에서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무력함을 절감하게 되며 “왜?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왜 하필 나여야만 합니까?”하는 절규를 내던지게 된다. 이러한 절규어린 외침은 늘 대답 없는 메아리로 돌아오게 되며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느님의 부재를 체험하게 된다.

‘당신이 하느님이시라면 내 기도에 응답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당신이 하느님이라면 내 소리를 모른 체 하시면 안 되지 않습니까!’

고통은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고통은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바로 그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품고 가는 때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오신 것도 아니며, 고통을 설명하기 위해서 오신 것도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을 완성하러 오신 분이며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의미이다. 고통을 겪는 우리 곁에 늘 함께 하시며, 고통 가운데 흘리는 눈물을 당신의 상처 입은 손으로 닦아 주시는 분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다.

고통은 마음과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리게 만든다. 밖을 보지 못하고 주변을 보지 못하게 만들기에 고통은 더욱 커지고, 견디기 힘든 것이 된다.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든 고통이 닥쳐왔을 때 바로 그때가 예수 그리스도가 그러하셨던 것처럼 진정어린 사랑을 나눌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견디기 힘든 고통 가운데서도 나와 같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나보다 더 고통 받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면 그들에게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될 것이며 그 사랑 안에서 그들의 고통도 그리고 우리의 고통도 치유될 것이다.

 

노현기(신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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