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번째 도전
291번째 도전
  • 강지은 기자
  • 승인 2016.09.28 15:01
  • 호수 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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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가 끝날 때쯤 학보사에 들어와서 신문이 제작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한 건 이번 2학기가 처음이다. 이 4개월도 안 되는 길지 않은 학보사 생활을 바탕으 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볼펜똥을 쓸까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처음 조판소에 간 일이 생각났다. 기사 수정을 끊임없이 했던 그때가. 그래서 학보사 생활 동안에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을 준 장소이자 학보의 마지막이 결정되는 곳인 조판소에 갔다 오고난 뒤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쓰기로 했다.

조판소는 신문 제작의 마지막 관문이다. 신문을 만들기 위한 계획, 취재, 기사 작성, 기사 수정이 다 끝나면 이제 조판소에 가는 일만 남는 것이다. 조판소에서는 다음날 나올 학보를 위한 판 배치 및 기사 수정이 이루어진다. 처음판이 배치되어서 나오면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검토를 시작한다. 이렇게 모든 기자가 각 면을 읽고 수정할 부분을 표시하면 수정본이 나온다. 처음 판과 비교해서 모든 부분이 수정되었는지 확인하고 나면 마지막 판인 대판이 나온다. 판 전체에 밑줄, 화살표, 단어 수정, 오타 표시 등 여러 부호들이 낙서처럼 돌아다닌다. 이 모든걸 알아보는 조판소의 디자인 직원들도 대단하다. 대판에서 수정이 끝나면 이제 완전히 끝이다. 어떻게 판이 계속 나오는 동안 수정할 부분은 끊임없이 나오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조판소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다음날 학보가 나온다. 하지만 전날 그렇게 수정을 했는데도 완벽한 학보는 나오지 않는다. 수정해야할 부분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쉬움없는 학보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걸 부정적으로밖에 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쉬움이 있기에 다음 호가 더욱 기대되는 거 아닐까. 기자들은 평가 회의를 통해 지난 호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음 호 준비에 들어간다. 그 준비기간 동안 또 다시 신문을 만들기 위한 계획, 취재, 기사 작성, 기사 수정을 진행하면서 기자들은 지난 호에서 했던 실수들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2천 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실험을 실패했을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2천 번의 단계를 거쳐서 전구를 발명했을 뿐이다.”가톨릭대학보도 에디슨이 전구 발명을 위해 겪었던 것처럼 단계를 계속 거쳐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단계는 바로 다음 호인 292호, 293호, 300호, 몇십년 뒤 가톨릭대학보가 나올 때에도 계속 진행중일것이다.

완벽이라는 정상에 있는 매일매일보다 오늘보다 조금 더 발전되어 있는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완벽한 학보보다 지난 호보다 나은 호가 나오 는 것을 지향하는 쪽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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