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브리핑] 대학언론이 가야 할 길
[편집국장 브리핑] 대학언론이 가야 할 길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7.03.15 23:02
  • 호수 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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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언론이라면‘비판적인 사고’를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또 그러한 활동은 학보사의 존재 이유이자 대학 안에서의 역할과 기능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곰곰이 비판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다. 지식백과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다“. 어떤 사태에 처했을 때 감정또는 편견에 사로잡히거나 권위에 맹종하지 않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 평가, 분류하는 사고과정. 즉 객관적 증거에 비추어 사태를 비교, 검토하고 인과관계를 명백히 하여 여기서 얻어진 판단에 따라 결론을 맺거나 행동하는 과정을 말한다.”

 검색해 본 것을 잠시 후회했다. 그리고 이내 깊은 착각 속에 빠져 살아왔던 것을 스스로 고백하며 부끄러워졌다. 과연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비판을 해 본 적이 있던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보사 앞에, 기자의 직분을 달고 생활하는 나에게 놓인 길은 멀고 험하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가야한다는 것뿐이다. 학보사는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었다. 매 호 내야 하는 신문을 제작할 기자가 부족하거나, 대내외적으로 분쟁이 생기는 등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읽을 만한 기사를 써내지 못한 것에 대하여 용서되는 일은 아니다. 독자들 앞에 실망스러운 변명일 뿐이다.

 우리는 더 나은 기자일 수 없을까, 양질의 기사를 써낼 수 없는 것일까. 고작 마감 주에 밤 몇 번새는 것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학내 언론기관에서 기자가 되기로 자처한 우리는 개인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모여 있어서는 안 되는 걸 알기에 마음이 무겁다. 대학은 그 곳의 언론기관이 살았는지 죽었는 지에 따라 미래가 좌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호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주제를 선정하여 기사를 썼으나 과연 올바른 비판적 사고의 과정을 거쳤는지 자문해 본다. 기자들이 기사를 통하여 정녕 이끌어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

 2월 19일, 서울과학기술대학 본부는 <서울과기대신문>을 강제 회수했다. 본부에서는 기사에 오보가 있으니 신입생 가방에 든 신문을 회수하라고 요구했지만 신문사에서는 거부하자 발생한 일이다. 3월 12일, 서울대학교의 <대학신문>이 편집권침해로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본부 측에서 시흥캠퍼스 반대농성 관련 기사의 비중을 축소하라는 요구를 하자 발생한 일이다. 우리 학보사는 비교적좋은 환경에서 발전을 도모하며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기자들로 붐비는 학보사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오직 올바르게, 비판적인 사고의 과정을 거치며 기사를 써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있어야 대학이 운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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