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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언론의 역할과 책임 가톨릭대학보 300호 발행에 즈음하여
[300호] 2017년 05월 18일 (목) 05:20:39 가톨릭대학보 .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언론만큼 늘 뜨거운 감자가 되어온 것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 사회가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쳐 오면서 언론은 항상 우리 삶의 중심 영역을 차지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최소한 언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왜 필요하며,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또 경우에 따라서는 언론이 어떻게 순기능만큼이나 역기능도 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변화와 우여곡절 및 갈등을 겪어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적절한 사례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우리 삶의 현장과 언론의 영역은 늘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즉, 언론이라는 이슈에 관한 한 웬만한 한국인 모두는 소위 학습효과의 후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 자리에서 최근에 있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새삼 다시 한번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론이 한 국가의 운명 그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얘기하기 위해서 말이다.

 대학언론 역시 언론의 한 유형인 한에 있어서 그것이 우리와 맺는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대학의 위상과 중요성 을 고려한다면 대학이라는 집단 속에서 활동하고 기능하는 대학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일반 언론에 비해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경우에 따라 언론이 한 국가의 운명을 가르듯이 대학언론은 한 대학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대학은 결코 상아탑의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 점을 더욱 분명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학은 더 이상 순수한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패와 편법, 비이성과 변칙, 불법과 부도덕, 서열문화와 특권의식이 우리 사회 현장에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대학이라는 이 특수한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례들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제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고개가 휘저어진다면 역시 지난 정권 하의 대학 현장을 한번 방문해 보시라.

 그 누가 대학언론이 여전히 왜 존재해야 하고 또 그 역할과 책임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 답은 바로 이 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대학은 학문의 현장이라기보다는 경쟁의 정글이다. 대학운영의 제1 원칙은 인간과 가치보다는 효율과 성과에 맞추어져 있다. 대학은 자율보다는 국가의 정책적 방향에 따라 움직여진다. 겉으로는 학문과 자유를 외쳐대지만 기실 대학을 떠받치고 있는 근간은 자본이다. 말 그대로 대학은 사회의 평범한 한 일부로써 사회의 작동방식에 따라 움직여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학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 그만큼 우리의 대학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런 우리 사회에 여전히 언론이 작동할 필요가 있다면 역시 대학에서도 대학언론이 작동할 필요가 있는 셈이 될 것이다. 오늘, 그토록 염원하던 새 정부가 탄생하여 적폐청산이라는 구호가 우리 사회 곳곳에 파고드는 이 현장에서 가톨릭대학보는 발행 300호 기념에 즈음하여 그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다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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