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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삶, 대안은 없을까?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으로 본교를 들여다 보다
[301호] 2017년 05월 30일 (화) 18:50:19 장한새 기자 catalyst0205@catholic.ac.kr
   
 대한민국에서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민은 생존을 위해 일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용자와 매년 자신의 생존을 계약한다고 볼 수 있다. 불안정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지난 대선후보들부터, 현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자리 관련 정책들을 내놓았다. 국가단위에서 파격적인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본교는 최근 셔틀버스 기사를 직접고용하며 변화의 첫걸음을 떼었다. 원종철 총장취임 초기이기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지금 본교의 노동 환경은 어떤지, 지금 환경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없는지 살펴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초 업무지시는 지난 10일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틀 후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에 방문했고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1만여 명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첫 행보는 644만4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지난해 8월기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임기 내에 공공부문‘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열겠다는 문 대통령의 행보에 영향을 받았는지 민간 기업들도 비정규직에 대한 계획들을 내놓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간접 고용하고 있는 5,200명의 설치∙AS기사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고, 롯데그룹도 "향후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근로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이마트 계열 편의점 '위드미'도 우수가맹 경영주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을 발표했고, IBK기업은행, 씨티은행도 각각 계약직 3,000명, 300명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당선되고 1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회 양극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던 비정규직 문제에서 파격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간 존중을 위해 '평등'실현으로 나아가려는 대통령의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남은 길은 멀다. 기간제에 속하는 일용직, 임시직, 계약직, 간접 고용에 속하는 파견, 도급, 용역, 사내 하청, 특수고용에 속하는 프리랜서, 개인 사업자 등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 노동자들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떠나 노동권에 대한 보호 역시 매우 부족한 상태다.

 그렇다면 전체 행정직원의 50%에 육박하는 계약직 행정직원을 포함한 본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근무 환경은 어떨까? 최근 1여년간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다. 학내 구성원들을 위해노동하고 있는 비정규직 셔틀버스 운전기사, 청소노동자, 경비∙주차관리원, 계약직 행정직원의 노동실태를 살펴보았다.

 차별은 없어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난 18일 개교기념미사에서 원종철 총장은 "저번 학기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던 회사의 사정이 나빠져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번에 본교에서 셔틀버스 3대를 교비로 구입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총장의 운전기사, 현 총장의 운전기사 그리고 18년간 본교에서 셔틀버스를운행해 온 이안나 기사를 직접 고용한다고 전했다.하청업체의 부도로 셔틀버스 운영이 불확실해졌음에도 학생들의 복지를 고려해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할 수 없다는 원 총장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직접고용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조건 향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직접 고용을 통해 고용 불안정 문제가 해소되었다고는하나, 이안나 기사가 여전히 계약직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총무팀 인사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2명의 셔틀버스 기사와는 달리, 이안나 기사는 비정규직"인 탓에 고용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같은 일을 하고 다른 임금을 받는 것이다. 국제노동헌장에서는 "남녀의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 원칙은 현재 세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이론적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직 변화의 여지가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동일 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약속한 바 있고, 국회에서도 법제화의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웃소싱, 두 가지 정체성을 지닌 그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사용 사업주가 노무 제공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타 업체에 의해 고용된 노무제공자를 사용한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다. 연구서 <사라져 버린 사용자 책임-간접고용비정규직 실태와 대안>에 따르면,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비정규직 고용형태 가운데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으며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라 비용 절감,고용조정의 용이함, 사용자 책임 회피 등의 원인으로 급격하게 팽창하는 추세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가진 문제점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용 사업주가 사용자의 법적 책임과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선택한 고용형태로서 고용주와 사용자의 불일치로 인해 사용자 책임의 소재가 덜 명료해 노동기본권 보장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것이다. 둘째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노동을 통해창출하는 잉여가치가 고용주와 사용자 양자에 의해전유 된다."는 것이다. 즉 이중 착취 구조로 인해 열악한 노동조건에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본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이러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있다. 청소노동자들, 경비∙주차관리원들, 식당의 영양사, 조리사들이다. 본교는 청소를 ㈜삼구INC에, 경비∙주차관리를 ㈜하이파킹에,식당을 ㈜미셸푸드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는 46명 전원이 비정규직, 경비∙주차관리원은 29명 전원이 비정규직, 미셸 직원 30명중 26명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청소노동자와 경비∙주차관리원은 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하고 그 업체들은 학교와 각각 3년, 5년을 계약했다. 보통 학교와의 계약주기에 맞춰 노동자들과 계약하는데 학교와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업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7월 31일부로 학교에서 짐을 빼게 될 ㈜미셸푸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이다. 미셸푸드 측 총무팀 인사 담당자는 "7월 31일부로 학교에서 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아직 정해진 바 없다. 새로운 업체와 계약하게 되면 80~90%는 그분들과 재계약한다. 하지만 아직업체 선정이 계획된 바 없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 지난 12일 사회과학부 학생회가 어버이날을 맞아 본교 청소노동자분들과 경비원분들께 사회과학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롤링페이퍼와 간소한 선물을 전했다.
   
▲ 경비원들이 상주하는 마리아관(M) 1층 안내실.
   
▲ 본교가 자체 제작한 셔틀버스 3대가 콘서트홀(A)앞 정류장에 서있다.
 ​삶의 안정을 위한 직접고용

 간접고용에 의한 이들의 고용 불안정은 삶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그 때문에 몇몇 대학에서는 퇴직금, 4대 보험,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정규직 직접고용을 실현하기도 했다. 전남대학교(이하 전남대)와 한성대학교(이하한성대)가 이에 해당한다. 전남대 총무팀에 따르면 전남대는 청소노동자를 간접 고용하고 있었으나"총 장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화를 먼저 생각해 전원 직접고용을 하라고 했다."며 경과를 밝히고 2016년 청소노동자 180명 전원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한성대는 청소노동자 노동조합 측과 1년간 소통하며 재정 부담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하여 정규직 직접고용을 이뤄냈다. 한성대 총무팀은 "본교가 용역업체에 100%의 임금을 지급하면 노동자에게 70% 정도 돌아간다. 그러니까 직접 고용할 때와 비교하면 30%의 추가비용이 더 드는 것이다. 이 30%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간접고용의 비용 절감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이 점을 중심으로 1년간 노동자측과 소통, 협의하며 조율했다."고 전하며 직접고용실현의 사례를 제시했다. 본교도 이 두 사례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을 현실화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대학은 이상의 현실화 과정을 보여주는 데서 존재 의미를 증명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더군다나 현재 사회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인간 존중’'을 건학이념으로 하는 본교에서는 이러한 사회의 추이를 주의 깊게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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