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축제 문화, 정당한 비판 수용해야
성숙한 축제 문화, 정당한 비판 수용해야
  • 오명진 기자, 박서연 수습기자
  • 승인 2018.06.07 00:39
  • 호수 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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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쾌청한 날씨가 지속되었고,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산뜻한 마음으로 축제에 참여하였다. ‘2018 아우름제’는 그들의 뜨거운 열정과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편, 익명 SNS ‘에브리타임’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는데, 특정 학과와 일부 동아리가 일으킨 논란이 그 이유였다. 동아리 CDZ, F.O.M의 행사 진행용 강의실 뒷정리 미흡과 법정경학부 학생회의 부주의한 물놀이 진행, 그리고 노점과 주점을 운영한 학생들의 음식물 처리 문제는 많은 비난을 불러왔다.

행사 진행용 강의실 뒷정리 미흡 논란
댄스동아리 CDZ는 5월 24일 니콜스관(N405)에서 ‘클럽 공연’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용 후 강의실 책상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았고, 이는 25일 오전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쳤다. 책상을 원상 복구하는 과정에서 강의가 지체되었고 급기야 다른 강의실로 옮겨 강의를 진행해야 했던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CDZ 회장은 에브리타임에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책상은 상황을 접한 동아리원들이 옮겨두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반성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회장의 발 빠른 대처와 진정성 있는 사과문으로 ‘CDZ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정통 흑인 음악 동아리 F.O.M 역시 이러한 논란이 있었다. F.O.M은 5월 24일 니콜스관(N406)에서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강의실 대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수업을 고려하지 않은 사전 준비로, 오전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형광등 색과, 강의실 내부 배치를 바꾸어 놓아 정상적인 강의 진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해당 강의실에서 오전 11시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은 “작년 축제 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어서 학생들이 다시 책상을 재배치한 후 수업을 진행한 기억이 있다”며, “애초에 축제 사전 준비 자체를 오후부터 시작하게 했으면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학교와 총동아리연합회 측이 이런 문제를 예상하고 사전에 대비하였다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논란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학사지원팀 측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축제기간이 이틀이라서 강의실을 축제 첫째 날 오후, 둘째 날 오후에 같은 동아리에 배정하였을 경우, 둘째 날 오전 수업을 해당 강의실에서 진행할 때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뒷정리 미흡과 같은 사안으로 민원이 제기되면, 동아리 관리를 담당하는 학생지원팀에 내용을 전달해 예산지원이나 행사 참여 제한 등과 같은 추후 페널티를 적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축제기간 중에는 축제 준비를 위한 강의실을 특정 건물의 특정 층으로 제한하고, 해당 수업은 동일한 기간에 다른 강의실로 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여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며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강의실 대여를 축제기간 중에는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법정경학부 부주의한 물풍선&물총 이벤트 진행 논란
5월 25일 오후, 에브리타임에는 “여자친구가 길을 가다 법정경학부 학생회가 쏜 물총에 맞았지만,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법정경학부 이벤트로 인한 피해 사실을 폭로하였다.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또 다른 학생은 “사실 축제이다 보니, 물 관련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며, “다만, 법정경학부에 지정된 위치는 통행로로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진행한다 하더라도 주변 통제를 확실히 했어야 했다”는 글을 남겼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법정경학부 학생회 대표는 26일 새벽 12시 23분, “물풍선 행사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분들과 민감한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그러나 다소 늦은 대처로 여론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와 별개로 에브리타임에는 전체 법정경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점에서 벗어난 무분별한 욕설과 인신공격이 올라오기도 했다. “법정경 특징: 법관 배출 0명”, “법정경은 원래 멍청함”같은 비난이 그 예시이다. 이에 어떤 법정경학부 학생은 “이번 축제에서 법정경학부 학생회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법정경학부 학부생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익명이라고 하여 무분별한 비난은 옳지 않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6월 2일, 법정경학부 학생회 대표는 페이스북 법정경학부 페이지에 2차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이번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을 크게 세 가지(△자보에 작성한 사과문을 30일간 각 학부 게시판과 사회과학대 게시판에 기재 △종강총회에서 징계위원회 구성 및 가톨릭대학교 재학생 모두에게 사건 관련 질의권과 발언권 부여 △징계위원회의 결정 사안 페이스북과 과방 앞 게시판에 게재)로 제시했다.

또한, “에브리타임 게시판 및 댓글 중 법정경학부 및 일반 학우 분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하, 조롱, 기타 모욕적인 내용 및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신고접수를 하였다”며 “이러한 법정경학부생들에 대한 비인도적인 욕설 및 비하발언에 대해서는 이에 합당한 법정조치를 취해서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추가했다.

학생들의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
시설관재팀에서는 축제 중 학생들의 쓰레기 분리 과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시설관재팀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함을 따로 주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에 섞어 버렸다”며 “이번 축제 때는 그 정도가 심하여 시설관재팀 직원들과 청소 담당 여사님들이 분리 작업을 해야 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있을 행사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줄 것을 부탁했다.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 모두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점은 ‘기본적인 규칙 준수’이다. 사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극복하려면, 정당한 비판을 수용해 개선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성숙한 축제 문화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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