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로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짧은 만남, 긴 여운
[저널로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짧은 만남, 긴 여운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8.08.29 00:16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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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참여를 준비하며 가장 걱정한 부분은 소통이었다. 난 일본인은 속내를 알 수 없다고, 영어를 잘 못할 것이라 지레짐작 했다.

하지만 그 명제들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였다. 함께 강연을 듣고 그룹 활동도 하니 서로 다른 역사적 견해를 가져도 진심이 통함을 깨달았다. 누가 옳고, 어떤 것이 사실이며, 그 과정을 증명해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언어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이야기의 소재는 대체로 서로에게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었다. 정치, 20대가 가지는 각 나라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 등에 관한 대화를 많이 했다.

나는 “일본인이 아베 총리를 싫어하면서도 계속해서 지지하는 이유가 뭐야?”라고 물었다. 훗카이도교육대 도몬 칸지(교육학부·4)는 이에 대해 “경제 때문일 거야. 명확한 답은 없는 문제 같아. 이전에는 그런 딜레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어”라고 답하며 ‘잃어버린 20년(경제침체기)’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한국 학생을 처음 만났다는 니혼대 오노자키 히로토(법학부·2)에게 한국학생의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난 그에게서 “일본인은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일이 서툰 반면에,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야”라는 답을 들었다.

왜곡된 역사 교육이 주를 이루는 일본이기에 역사에 무지할 것이란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칸지가 아주 어렸을 때 일어났을 ‘잃어버린 20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일본인이 자신의 생각을 전함에 있어서 서툴다며 자기 객관화 잘하는 친구를 만났고, 저널리스트로서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만났다.

그리고 22일, 그들이 한국에 왔다.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함께 다녀왔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나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수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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