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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학교의 주인이 되거나, 손님으로 남거나
총학 부재 2년
[311호] 2018년 09월 18일 (화) 22:08:55 장현진 기자 jhj24311@catholic.ac.kr
   

총학생회(이하 총학) 부재 2년. 올해는 이공대학 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가 유일한 학생대표로서 총학의 일을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총학의 빈자리는 크다. 학내 구성원들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총학 없는 2년,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편의‧복지 문제를 시작으로 서서히 총학 부재의 단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사물함을 사용할 수 없었던 1학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대다수 학생이 학생회비와 사물함의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학생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와 논의할 공식 대표자는 없었다.

홍춘구(행정‧4) 학생은 사물함 문제에 대해 “마치 총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직접적인 사건처럼 느껴지지만, 이것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사안이다. 앞으로는 더 큰 문제들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표율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취업지원처는 지난 겨울방학 때 ‘가대톡’을 활용한 전자투표를 고안했다. 전자투표를 통하면 “편리한 방법으로 많은 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않을까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지난 5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예산 처리에 밀려 안건으로 오르지도 못했다.


총학 부재 익숙하지만, 여전히 필요해
입학 이래 ‘총학’을 경험해보지 못한 박희란(미디어기술콘텐츠·2) 학생은 “그들의 부재가 학생들에게 그다지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공석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솔직히 상황이 달라진다면 지금과 어떤 점이 달라질지 잘 모르겠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 번도 총학이 꾸려진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승환(화학·4) 학생은 “사실 총학생회장이 있던 것이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총학과 관련해 공통으로 언급한 사항도 있었다. ‘휴게실’ 개방이다. 박희란(미디어기술콘텐츠·2) 학생은 “휴게실이 폐쇄되어 긴 공강에 편하게 쉴 공간이 없다”며 “등록금을 냈지만 학교 공간을 사용할 수 없다. 학생 편의에 대한 사항을 각 기관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학생 대표기관이 부재하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손지호(법·2) 학생도 “총학 부재가 느껴지는 순간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휴게실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제일 총학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학생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춘구(행정·4) 학생은 “복지적인 부분과 정책적인 부분에서 총학 부재가 가장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정책적 부분과 관련해서는 ‘교수충원’, ‘학과 폐지’ 등을 짚으며 “총학이 있었다면 더 수월히 학생들의 입장을 학교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거창하고 이상적인 얘기가 아니다. 실제 총학은 이러한 역할을 했다. 2014년도 총학은 학제 개편에 대해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일이 없도록 감시했다. 총학이 없는 현재로서는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다.


임시 기구는 트렌드?
총학 부재가 본교만의 일은 아니다. 연세대, 한양대, 덕성여자대학교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에 돌입한 지 오래다. 그동안 입후보자가 없었거나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본교 역시 지난 4월 보궐선거 이전에는 비대위 체제였다.

이에 대해서는 학교도 고민이 많은 듯하다. 남종호 학생취업지원처장은 “총동아리연합회와 이공대학 학생회가 원래 담당하려던 범위를 넘어서 일을 하기까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비대위처럼 임시로 꾸려지는 기구에 대해서는 “새내기인성캠프와 축제 등의 행사가 끝나면 흩어지는 형태이므로 사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하기 힘든 구조”라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총학
학생들이 저마다 원하는 대표자의 모습은 다르다. 하지만 공통으로 입을 모아 말하는 사항이 있다. 바로 ‘후보자 자체에 대한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박희란(미디어기술콘텐츠‧2) 학생은 “본교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인 만큼 윤리적인 부분에서 문제 삼을 부분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줄곧 총학이 부재했던 이유도 다수 학생이 논란이 제기된 후보자를 뽑기보다 ‘차라리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지호(법‧2) 학생도 “논란이 없는 후보라면 많은 학생의 지지는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승환(화학‧4) 학생은 획기적 공약의 필요성과 이행을 강조했다. “당장 학생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이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당선된다면 본인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는다면 총학이 구성되더라도 무색무취의 존재가 될 것이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남종호 학생취업지원처장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에 학생 권리를 보호할 ‘의견수렴 대표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학생 대표의 무게감 있는 요청이 학교의 책임 있는 답변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하였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이다. 11월에 열릴 2019 본선거에서는 찬성‧반대 의사를 표함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보자. 당신은 학교의 주인인가, 아니면 손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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