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절망의 조화…KBS교향악단 747회 정기연주회
환희와 절망의 조화…KBS교향악단 747회 정기연주회
  • 이승민 수습기자
  • 승인 2019.11.02 12: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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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 747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1부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제2D장조(W.A.Mozart Flute Concerto, No.2 in D major, K.314) 2부 말러의 교향곡 제6a단조(G. Mahler Symphony No.6 in a minor)로 구성되었다.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종신 수석이자 최연소 단원으로 알려진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연주했던 플루트 협주곡 2번은 모차르트가 네덜란드의 플루티스트 드 장(De Jean)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두 곡 중 하나로, 이전에 본인이 작곡한 오보에 협주곡 C장조를 조옮김하여 개작한 곡이지만, 원곡보다 훨씬 널리 연주되고 있는 곡이다.

굉장히 밝은 분위기인 플루트 협주곡 2번에선 플루트의 화려하고 경쾌한 카덴차가 유독 돋보였다. 특히 2악장 제1주제에서의 플루트 독주 그리고 3악장에서 밝고 가벼운 제1주제와 화려한 중간부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대에 플루트 소리를 참을 수 없다고 평했던 모차르트의 발언을 철회시킬 만큼 수준 높은 플루트 연주가 돋보였다.

2부에선 2014년부터 현재까지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요엘 레비(Yoel Levi)가 구스타프 말러의 6번째 교향곡 지휘를 맡았다. 말러 교향곡 6번은 1부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와는 대조를 이뤘다. ‘비극적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음산한 분위기를 지닌 이 곡이 정작 작곡된 시기는 구스타프 말러 인생의 황금기였던 1903-1904년 여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역설적이다. 곡의 구성은 잘 알려진 말러의 작품과는 다르게 독일 절대음악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고전적 형식미와 혁신적 요소를 잘 조화시켜 말러 특유의 색채가 잘 드러난다. 다양한 타악기를 사용하고 관악기를 강조하는 현대음악적 요소가 추가되며 관현악 구성에 혁신적 요소가 가미됐다. 처음 작곡되었을 때에는 슬랩스틱과 탬버린 또한 사용되었다고 한다.

교향곡 6번은 1악장에서 알마의 주제라고도 불리는 제2주제에서 카우벨을 사용해 목가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말러 본인이 1906년의 악보에서 정말 소방울의 소리처럼 들리도록 신중하게 연주되어야 한다. 가축들이 풀을 뜯는 것처럼 들려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넓은 평원 저 멀리에 방울 소리를 내는 소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4악장 피날레에서 비극적이라는 부제처럼 5관 편성을 통한 관악의 증대와 해머 소리로 처절한 투쟁과 패배를 형상화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나 코다에서 고통스럽고 위태로운 느낌의 음악이 점점 증폭되었고 가해지는 세 번째 해머의 타격은 마치 영웅의 최후 단말마와 같았다.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2번과 말러의 교향곡 6. 언뜻 보면 공통점이 없어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혀 다른 시기의 사람인 말러와 모차르트가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곡의 분위기마저 밝고 경쾌한 모차르트와 달리 장중한 말러의 곡은 관객이 느끼기에 충분히 난해할 수 있는 배치였다. 하지만, KBS교향악단이 아주 밝은 음악과 어두운 음악을 대조적으로 배치했다. 특이한 구성이지만 200년을 초월한 클래식 음악의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모차르트의 정형화된 미가 느껴지는 아폴론적 음악과 후기 낭만주의의 정점 중 한 명이라고 평가받는 현학적인 말러의 음악까지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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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수 2019-11-05 09:05:01
기자님의 평소 클래식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기사네요,,,,

현정희 2019-11-03 21:06:29
좋은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