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획 2]세계의 코로나 - 범유행전염병의 도래
[코로나 기획 2]세계의 코로나 - 범유행전염병의 도래
  • 정은수 기자
  • 승인 2020.04.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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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0일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 선언 이후 상황 추이를 지켜보던 세계보건기구(WHO)는 결국 311일 범유행전염병(팬더믹)을 선언하였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전염병들이 인류 전반에 치명적인 위협을 야기했지만, 1948년 세계보건기구가 공식 출범한 이후 범유행전염병을 선언한 사례는 오직 세 번뿐이었다.

 

중국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다. 지난 코로나 기획 1부에서는 국내의 역학 조사 시스템과 대한민국의 감염병 관리 체계를 살펴봤다. 그렇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각국의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더믹이라고 규명한 세계보건기구는 과연 어떤 기관일까?

△세계보건기구 공식 로고이다. 과연 세계보건기구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출처_WHO 공식 홈페이지)
△세계보건기구 공식 로고이다. 과연 세계보건기구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출처_WHO 공식 홈페이지)

세계보건기구(WHO)와 전염병 유행단계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 분야의 유엔 전문기구로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존재했던 국제공공위생사무소와 국제연맹보건기구의 제반 임무를 이어받아 1946년 설립이 허가되었다. 194847일 출범하여 국제보건사업의 지도조정, 회원국 정부의 보건 부문 발전을 위한 원조 제공, 전염병과 풍토병 및 질병 퇴치 활동 등을 목적으로 발족하였으며 출범 일을 세계 보건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한다. 현재 WHO는 전염병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관리하는데, 대륙 간 전염이 확산한 가장 심각한 단계가 바로 범유행전염병 단계(Pandemic Period)6단계이다.

 

이번 코로나19 이전의 범유행전염병 선언으로는 1968년 신종독감(홍콩독감)2009년 인플루엔자A H1N1(신종플루)가 있다. 1968년 홍콩에서 최초로 발생했던 독감의 경우 1960년대였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 자료는 남아 있지 않으나 치사율이 1% 미만으로 추정된다. 범유행전염병이 선언되었던 이유는 1억 명으로 추정되는 높은 전염력 때문이었다. 또한 치사율 자체는 낮더라도, 전염력이 높았기 때문에 사망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1백만 명에 달했다. 2009년 신종플루의 경우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했는데,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약 67만 명이 감염되었으며 그 중 약 0.2%에 해당하는 만8천 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진행 중인 전염병이기 때문에 정확한 치사율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잠정치사율이 410일 기준으로 5.9%에 달하는데, 발생 초기의 예상이었던 2.5-4%보다 높은 수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높은 사망률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세계 17위로 내려갔는데, 다른 나라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였을까?

△전 세계 코로나 발생 현황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유럽과 미국의 확진자 수가 한 눈에 봐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출처_WHO 공식 홈페이지)
△전 세계 코로나 발생 현황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유럽과 미국의 확진자 수가 한 눈에 봐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출처_WHO 공식 홈페이지)

유럽,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도전

지난 318(현지 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만큼 유럽의 상황은 심각한데, 1월까지만 하더라도 중국과 거리가 멀었던 유럽은 전염병과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약 79만여 명으로 가장 많다. 단적으로, 410일 기준으로 상위 10개 발생 지역 및 국가 중 무려 7개 국가가 유럽에 있는 국가다.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원인으로는 유럽 연합의 솅겐 조약으로 국경이 개방되어 있어 기차 등으로 이동하는 관광객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과 확진자 폭증이 시작점이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남유럽 국가들은 볼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을 하는 인사 문화가 호흡기성 질환인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유럽권 국가 중 누적 확진자 숫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국가는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이며, 1만 명을 넘어선 국가는 프랑스, 영국, 터키, 벨기에, 스위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러시아이다. 유럽 연합은 317일에 회원국과 비회원국가의 국경을 비회원국민 대상으로 30일간 봉쇄하기로 하였다.

 

가장 먼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는 프랑스였지만 221일부로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탈리아가 유럽 비상사태의 시작이었다. 이탈리아는 39일부로 누적 확진자 숫자가 당시 기준 세계 2위였던 한국을 넘어섰으며 410일 기준으로 치사율이 12%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전염병은 병원성이 낮으면 전염력이 올라가거나 반대로 병원성이 높아 치사율이 증가하면 전염력은 낮아지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전염력과 치사율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어 심각성이 올라가고 있다. 이탈리아의 치사율이 유독 높은 원인으로는 의료 인프라의 부족이 지목되는데, 인구 1,000명당 병상 숫자가 3.2명이며 이탈리아는 중국에서의 입국 금지를 시행할 당시 중국-이탈리아 직항편만 막았고 결과적으로 유럽 내에 있던 관광객들은 항공편이 아닌 교통수단을 통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던 상황이었다. 또한 이탈리아는 고령화 국가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취약 계층의 비율이 높아 사망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우 유럽 국가 중 유독 사망률이 낮은 편에 속하는데, 410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 118,181명의 사망자 수 2,607명으로 사망률이 2.2%이다. 독일 역시 이탈리아와 같이 노인 인구가 많지만, 의료 인프라가 유럽 최고 수준이라 치명률이 낮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며, 확진 판정 전 사망할 경우 별도의 진단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사망률이 낮춘다는 지적도 있다.

 

아메리카, 거대한 위기의 서막?

유럽이 대륙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면 압도적인 누적 확진자 수 1위는 바로 미국이다. 410일 기준 미국의 확진자 수는 46만 명을 넘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를 생각하면 그리 큰 숫자가 아닌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문제는 뉴욕주 한 곳에서 16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 주에서 세계 1위급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대응 초반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131일 이후 중국 대륙에 방문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는 입국 통제 조치가 발표된 이후 안심하여 안일한 대책이 나온 것이 원인으로 뽑힌다. 이후 311에는 유럽 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여행을 30일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고 318일에 캐나다 국경을 폐쇄했지만 이미 지역감염은 시작되었다. 지역감염 초기 대응이 실패한 원인으로는 의료 보험 민영화로 인하여 비싼 응급실 비용 등으로 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아시아, 과연 잠잠해진 걸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었던 중국의 경우 현재 공식적인 통계는 잠잠해진 상태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 6위이지만 전일 대비 확진자 증가세가 410일 기준 42명이다. 그러나 아직 다른 나라들이 지속적인 감염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중국의 언론 보도가 통제되어 있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0 도쿄 올림픽을 1년 연기한다는 IOC 공식 성명서가 324일에 발표되면서 확진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은 코로나 검사를 소극적으로 하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집단감염자를 자국 통계로 포함하지 않는 등의 행태를 보여 국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었다. 이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투자한 시간과 자본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이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최소화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림픽 연기가 확정되자 더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었는지 도쿄 등에서부터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일본은 우리나라가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지역감염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미 많이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정확한 사안은 검사를 진행해 본 후에야 알 수 있다.

 

중동,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현황은?

중동권에서 심각한 수준의 확진자 숫자를 보이는 국가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있으며 이란의 경우 의료 인프라의 부족으로 사망률이 11%에 육박한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확진자 수가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50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 숫자는 1,845명 정도로 아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중동권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의료 인프라가 아직 활성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확산이 된다면 타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측된다. 오세아니아 대륙의 경우 호주가 6천여 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보이는데, 사망률이 0.8%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높은 기온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예측이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대륙별로 주요 국가들의 통계와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 이외에도 영국과 같이 국가수반이 감염된 사례나 스웨덴처럼 국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여 제대로 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각 국가들의 경제 수준이나 의료 인프라, 사회적 대비 수준에 따라서 사망률이 달라지고 확진 판정을 내리는 방식이나 집계 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앞서 언급되었던 독감과도 다른 점은 백신이나 마땅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인류의 대부분이 면역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임상적인 실험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인류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의 여파는 강력하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 세계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대입 시험들이 미뤄졌으며 선거가 미뤄졌다. 당장 학보를 읽는 학우들도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끝도 없이 전해지는 코로나19 소식들을 듣다가 지쳤을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유례없는 가장 거대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어서 진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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