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을 만드는 사회
컨닝을 만드는 사회
  • 이가영 수습기자
  • 승인 2020.07.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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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인하대 의예과에서 집단컨닝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 그 후에도 지난 18일 한국외대에서 대략 700명의 학생이 집단컨닝을 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23일에도 중앙대에서 집단컨닝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다수는 온라인 강의로 비롯된 문제라고 했지만, 온라인 강의 이전에도 컨닝은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서울대 학생들이 집단컨닝을 일으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것과 2005년 대학 수학능력 평가에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생이 집단컨닝을 일으킨 것을 꼽을 수 있다. , 컨닝의 근본적인 원인은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본교 학생 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컨닝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학생들은 개인의 양심 부재 76.6% 허술한 시험감독 61.7% 과도한 경쟁 47.6% 방대한 시험 범위 34% 기타 10.5% 순으로 컨닝의 이유를 꼽았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개인의 도덕성교육 시스템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개인의 도덕성을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컨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정도를 조사했을 때, 95.7%의 학우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컨닝으로 인한 피해 정도에 관한 질문에는 4.2%를 제외한 학우들이 피해 정도가 높다고 답했다. 표본집단이 작기 때문에 이 결과에 온전히 의지할 수는 없지만, 많은 학생이 컨닝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 그렇기에 컨닝이 일어나면 컨닝의 부정적인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컨닝을 저지르는 학생들의 도덕성을 문제 삼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현 사회이다. 학생들이 양심을 저버리고 컨닝을 하는 원인에는 과도한 학점 경쟁이 있고, 과도한 학점 경쟁의 원인에는 무한 경쟁 사회가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학생들의 도덕성만을 탓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무한 경쟁 사회와 이에 기반한 교육 시스템이 끝나지 않는다면, 개인의 양심은 쉽게 뒤로 밀려버릴 것이다.

 

물론 이런 사회에서 끝까지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자신의 노력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쟁취하는 학생들도 있다. 교육시스템이 변화함으로써 개인의 도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비로소 이들이 받는 피해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선택적 패스제가 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은 부분부터 교육 시스템을 개편하다 보면 언젠가는 경쟁 구도를 만드는 교육 시스템과 사회 또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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