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 왜,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자외선 차단제 왜,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 김승근 수습기자
  • 승인 2020.07.08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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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불볕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7-8월의 뜨거운 햇살을 생각하면 벌써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것만 같다. 이렇게 햇빛 세기가 강한 날에는 누구나 선크림을 챙겨 발라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구름이 껴 흐린 날이나, 추운 겨울에도 선크림이 필요할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인 비타민 D가 자외선을 통해 생긴다는 사실은 선크림의 필요성에 대한 이러한 의문을 가중시킨다.

 

1군 발암물질, 자외선

WHO 산하기구인 IARC1969년부터 화학물질을 포함한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평가해오고 있다. 우리는 종종 뉴스를 통해 1군 발암물질, 2군 발암물질과 같은 용어를 듣는데 이것이 그 기준에 따른 분류이다. 1군 발암물질은 담배, 석면, 벤조피렌 등으로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들이다. (참고로 2군 발암물질은 일체 발암성 추정 물질 또는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인체 자료가 제한적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1군 발암물질에는 우리가 매일 피부로 맞닥뜨리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햇빛에 있는 자외선(紫外線, Ultraviolet Radiation)이다.

 

자외선은 우리가 맨눈으로 보고 색을 볼 수 있는 가시광선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는다. 그래서 일상에서 자외선은 소독 등에 이용되기도 한다. 자외선은 그 길이에 따라 다시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UVC는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하지 못하고 흡수되기에, 지표면까지 올 수 있는 자외선은 UVAUVB이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90% 이상은 UVA이고, 나머지는 UVB이다.

*UVA(ultraviolet A): 315~400nm, UVB: 280~315nm, UVC: 100~280nm)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단기적으로 자외선은 일광화상과 색소침착을 유발한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에 염증반응으로 홍반이 생기고 따가움을 느끼게 되는 일광화상을 겪게 된다. 또 피부의 수지상세포는 자외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을 과잉 생성하는데, 이 멜라닌이 쌓여 색소침착을 유발한다.

 

장기적으로 자외선은 피부 세포들의 DNA의 손상을 일으켜 피부노화와 피부암을 유발한다. DNA는 우리 몸의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물질로서 각 세포들의 기능을 결정한다. 그런데 자외선은 DNA를 구성하고 있는 염기 중 피리미딘 계열인 티민과 사이토신이 각각 이합체(Cyclobutane Pyrimidine Dimer)*를 형성하도록 하는 변형을 일으킨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이런 변형을 복구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복구되지 않고 남게 된다. 이러한 변형이 축적되면 피부노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피부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합체(dimer): 동일한 두 분자가 중합되어 만들어진 물질

 

이런 과도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 자외선 차단제이다. 흔히 선크림이라고 불리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이 피부에 닿기 전에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산란, 반사한다. 이런 방식으로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노화를 막고 피부암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연구들을 통해 분명히 입증되었다.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에 관한 몇 가지 오해가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주저하게 한다.

 

<자외선 차단제에 관한 오해>

- 옥시벤존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된 성분에 관해 논란이 있는 물질이 있다. 옥시벤존(Oxybenzone)이라는 물질은 일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정상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2017년에 쥐를 이용한 실험에 근거하는데, 동일한 효과를 내려면 사람에게 250년 이상 동안 선크림을 발라야만 한다. 따라서 옥시벤존이 사람에게 해롭다는 명백한 증거는 지금까지 없다. 더군다나 옥시벤존은 플라스틱, 헤어스프레이, 매니큐어 등에도 들어있는 물질이기에 의도적으로 사용을 자제할 필요는 없다.

 

- 비타민 D의 합성을 저해하지는 않을까?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이 비타민 D를 체내에서 합성하려면 UVB가 필요한데, 자외선 차단제가 이를 억제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들에게 비타민 D 결핍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충분한 정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타민 D를 다른 경로로 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유나 과일 등에도 비타민 D가 함유되어 있다. 그럼에도 비타민 D 결핍이 걱정된다면 의사의 처방 아래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을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 올바로 사용하기>

- SPFPA

자외선 차단제의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SPF(Sun Protection Factor, 자외선차단지수)PA(Protection grade of UVA)가 있다. SPFUV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SPF 숫자가 높을수록 효과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SPF15의 경우 약 93%UVB를 차단하고, SPF3096%, SPF50 이상은 98%를 차단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SPF 수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SPF 지수를 50까지 표시할 수 있는데 50 이상의 경우 ‘50+’로 표시한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일상생활에서는 SPF15 이상의 차단제를, 야외활동에서는 SPF30 이상의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PAUV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PA 뒤에 오는 ‘+’의 개수로 효과를 표시한다.

 

PA 등급

 

PA+

 

PA++

 

PA+++

 

PA++++

 

UVA 차단 효과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자외선 차단제는 SPFPA가 함께 표시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SPF만 표시되어 있는 제품은 UVB는 막지만 UVA는 막지 못하므로 반드시 둘 다 표시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자.

 

- 얼마나 자주 발라야 하는가?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영을 하거나, 피부 접촉이 많은 상황의 경우 2시간마다 다시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자외선에 노출된 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구름 낀 날에는 자외선이 없을까?

구름은 눈부신 햇빛을 막아주는 것 같지만 자외선은 막지 못한다. 그래서 햇빛의 세기로 자외선을 가늠하기보다는 자외선지수(UV index)를 이용하는 게 낫다. 기상청에서는 자외선지수와 그에 따른 대응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출처_기상청)
(출처_기상청)

- 자외선 차단제만 바르면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제일 좋은 방법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걸 피하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햇빛을 더 많이 쬐어 피부암 발생율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햇빛이 강한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장시간 노출 시에는 긴 팔 옷, 챙이 넓은 모자, 자외선 차단 렌즈로 된 선글라스, 양산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섬유로 된 의복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의 물론 단기적인 영향도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피부에 악영향을 끼친다. 코앞으로 다가온 이번 여름부터,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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