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다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다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1.08.30 16:04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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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오피니언 리더다. 다들 스포츠 관중이 되어 경기를 망친 선수에게는 야유가 쏟아진다.한 정치인의 몰락을 담은 발언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일상의 영역까지 유행처럼 퍼진다. 소셜 미디어의 평등한 권력은 모두에게 한마디 할 기회를 부여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관을 쏟아낸다. 화제가 되는 현상은 중요하다. 온 나라 사람들이 어찌되었든 그 이슈에 대해 관심여부와 관계없이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알게 되니까. 
그러게 말이다. 이상하게도 카다피의 비밀땅굴 위치는 알면서 내 집 마당에서 누군가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본교 내부 사정은 어떤가. 왜 ‘학제개편’하고 마이크를 건네면 모두 정치인의 몰락에는 말이 많다가도 학생은 물론이요, 대표자 역시도 ‘익명’의 누군가가 되거나 ‘조용한 학생’이 되고 만다.
학교본부를 통해 예고된 학제개편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발족되었다. 총학생회(이하 총학)과 비대위 양측은 ‘학생들을 위한 학제개편이 될 것’, ‘순수학문과 응용학문의 균형을 잡아 학문적 순수성을 지킬 것’을 학제개편 대응의 대원칙으로 삼았다. 학제개편안에 대비하기 위해 세워진 비대위는 구조를 잡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아무도 ‘학제개편’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상황 속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만이 고독하게 서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원하는 답이 아니다. 비대위 결성의 의의는 단지 기구의 상징성을 넘어서 학생들의 여론을 모으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이들이 가진 열악함과 고독함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첫 술을 뜨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미약한 여론은 하나의 원인일 뿐이다.
그렇다면 대학사회 안의 학생들은 왜 학제개편안의 심각성을 알면서 침묵하는가. 근본적인 원인을 학생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어서일까? 학제개편 자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본부 측의 학제개편 무기한 연기발표도 결국 언젠가는 다시 우리 앞에 떨어질 일이다.
결국 ACE사업보고에 따라 학제개편은 진행될 것이다. 대표자는 학생들 눈치를 보고, 학생들은 사안의 존재 자체를 모른 채 대표자만을 의지한다. 막상 본부에서 학생들과의 대화의 장을 가지려하면 학생들은 준비된 것이 없다. 서로가 서로의 탓으로 돌린다. ‘시장 때문이야’ ‘자본의 논리 때문이야’라는 말은 더 이상 현실을 해결해 줄 수 없다. 모든 게 ‘때문이다’라며 탓하며 끝내면 참 편한 세상이다.
그러나 남겨진 일들이 많다. 우산의 존재는 비가 내리기에 빛난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 남탓을 할 게 아니라, 현실에서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먼 곳의 일이 아닌 여기 지금 일어나는 일에 ‘오피니언’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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