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없는 15만원 월세, 지역과 연대로 가능하다
보증금 없는 15만원 월세, 지역과 연대로 가능하다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1.08.31 11:38
  • 호수 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단 - 대학생 주거난 대안찾기

 대학생은 걱정이 많다. 등록금, 집세, 생활비 등 돈 나갈 구석은 많은데 들어올 구석이 마땅치 않아서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학생들은 대출이자에 허덕인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의 통계자료에서 대학생 4만7945명이 794억6000여만원의 돈을 빌린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용도는 학자금(42.1%)이 가장 많았고, 생활비(24.8%)와 다른 대출 상환(7.0%)이 뒤를 이었다. 무리한 집값과 등록금 부담은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본교가 위치한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 기본이다. 고시텔은 기본이 30만원 대, 시설이 괜찮은 리빙텔의 경우는 40만원 선이다. 본교가 위치한 부천 일대는 도심과의 접근성이 높은 서울외곽생활권에 속해, 서울지역의 전세값이 오르면서 이 지역 집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본교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익환(45)씨는 “작년부터 전?월세 가격이 20~30%정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스란히 자취하는 대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주거비용은 이미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학생과 지역사회와의 연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회와 지역사회, 그리고 정부가 나서고 있다. LH공사는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내놓았다. 대학생 보금자리 주택은 국가와 기업차원에서 빈 주택을 보수하여 저소득층과 대학생에게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LH공사의 자금난으로 대학생 보금자리주택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회와 지역사회의 연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동구의 ‘해피하우스’사업은 좋은 예다. 이 사업은 지난 해 10월, 한양대 총학생회와 성동구청과의 협의에서부터 시작됐다. 성동구청은 빈집의 주인들을 설득하여 이를 학생들과 저소득층의 거주지로 바꾸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구청의 예산지원과 기초공사가 이어졌다. 오세환 성동구청 주택과 팀장은 “10~20년간 방치된 난민촌을 수리하기위해 노력했다. 구에서는 도시가스 설치 및 지붕수리와 골목정비 등 기반시설을 지원하고, 내부 수리를 집주인이 맡았다. 여기에 한양대학교 미술동아리가 벽화를 그려주었다”고 했다 해피하우스를 통해 주민들은 일정 소득을 올리고, 학생들은 저렴한 값에 방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하숙비 15만원 중, 10만원은 집주인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5만원은 하숙집 운영에 사용된다. 여기에 식사 제공은 물론, 구청에서 지정된 관리인이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한다. 해피하우스에 거주하는 신가원(한양대·2·경제금융)학생은 “방값, 식사비, 공과금납부비 등의 생활비가 예전보다 반 이상이 줄어 경제적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주거권은
한양대와 달리, 본교의 주거권 관련 복지사업은 미미한 실정이다. 작년 본교 성심교정 제23대 당찬우리 총학생회에서 추진한 ‘주거권’사업이 있었으나,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복지사업을 담당하던 성아영 전 복지국장은 “학교측에서는 총학 자체에서 안을 내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안을 올리면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도 수동적인 입장을 취했다. 작년에 사회학과 차원에서 부천시장을 초청한 행사에서 “계획안을 올리면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것이 고작이다. 서지영(국어국문·3)학생은 “3,4학년의 경우, 취업준비에도 돈이 들고 힘든데, 기숙사 입사 조건도 힘들고, 자취 보증금이 너무 비싸다”며 “총학차원에서 혹은 학교가 주거문제를 좀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교 기숙사는 가난한 대학생들을 위한 곳보다는 ‘국제화’를 위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2009년에 들어선 Internatoinal Hub관 내 국제학사의 한 학기 기숙사 비는 과거 30만원이던 성심학사에 비해 2.5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4인실 기준 75만원 식비 ·보증금 제외) 국제학사가 들어선 이후, 많은 외국인들이 본교를 거쳐갔고, 학교와 기숙사는 이들의 생활을 보장해왔다. 본교 기숙사는 현재 영어 기숙 프로그램인 GEO 참가자에게는 기숙사의 입사기준을 열어두는 특혜가 있다. 더불어 기숙사 선정기준인 거리도 불명확하다는 여론도 있다. 대학생들이 가장 먼저 기댈 곳은 학교다. GEO 기숙사가 비어있는 현실에서 한양대의 사례는 주거에 대한 본교의 현 위치를 보여주는 예다. 지역과의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