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개편, 문제점 짚어 학교에 요구하겠다
학제개편, 문제점 짚어 학교에 요구하겠다
  • 채치영 기자
  • 승인 2011.08.31 12:11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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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앉아서 - 김후주(철학·4) 학제개편비상대책 위원장

 지난해 6월 본교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이하 ACE 사업)에 선정되었다. ACE 사업 중 가장 큰 화두는 ‘학제개편’이었다. 당시 학교의 일방적인 학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자 학교 측은 “학제개편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용승 교학부총장은 “(학제개편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올해 내에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고 말해 또 한 번의 파장을 예고했다. 
지난 6월 21일 총학생회 소속 학제개편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발족되었다. 총학생회 산하 공식기구로서 학교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학제개편에 반기를 들 비대위 김후주(철학·4) 위원장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총학 단위의 비대위가 발족되기 전부터 일반 학생들로 구성된 비대위가 존재해왔는데.
지난 학기 일방적인 학제개편에 반대하는 비학생회 학생들이 비공식적 학제개편 비대위(이하 구 비대위)를 설립했었다. 활동 중 위원회 학생들은 운영상의 자금, 학생사회의 기반 등의 한계에 부딪치게 되어 총학생회(이하 총학)에 연락을 취해왔다. 구 비대위의 요청에 총학에서도 학제개편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지난 6월 총학 단위에 흡수 통합되었다. 비대위는 학생회의 대표성을 기반으로 움직이되, 독립적인 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비대위의 창립 동기는 무엇인가
대학은 지성의 상아탑이며 마지막 보루이다. 그러나 현재 대학은 마치 학원처럼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자본에 휘둘려 학제를 개편하고 대학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 현재 본교는 학제개편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위는 일방적이고 부당한 학제개편에 반대하여 조직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비대위가 갖는 의의는
지난 해 학제개편안 초안이 공개되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학교 측은 총학에게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해 오도록 지시했다. 짧은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하느라 학제개편에 대한 설명회조차 열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제개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학과들의 무관심과 자신들의 학과를 단과대로 승격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학과·부의 이기주의가 팽배했다. 비대위가 발족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대위를 통해 학생들 간의 의견을 교류하여 학생사회의 분열을 막고 그 어떠한 학부·과도 낙오되지 않도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비대위가 방학 중에 발족되었다.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방학 중에는 공식 회의가 2번 진행되었다. 방학 중에 회의 일정을 잡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방학 중이라 휴가나 아르바이트 등 개인적인 사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방학 중에는 기상 악화로 인한 문제도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 역곡이 물에 잠겨 회의가 취소되기도 했었다. 그보다는 비대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발족부터 기획까지 거의 맨손으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학제개편에 대한 비대위의 대안이 있는지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도리어 학생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학생들이 대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그 대안이 학교 측에게 받아들여질지, 그게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안을 제시하여 학교와 협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과를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것은 비대위의 본질적인 의미가 훼손되는 행위일 수 있어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현재 가장 최선으로 생각하는 대안은 학제개편 사업의 문제점, 비판점을 짚어 학교에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학교의 성실한 반응을 얻은 다음 우리 학생들이 정말로 학제개편에 동의 하는지, 만약 그 사업이 명분이 없고 부조리한 것이라면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용승 교학부처장은 학제개편에 대한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소식을 접하고 매우 충격이었다. 무기한 연기하는 것처럼 말하다가 뒷통수 친 격이기 때문이다. 이 후 총학생회장이 접촉을 한 결과, 학교는 “사업의 내용 상 학제개편을 약속을 한 것이 있기 때문에 2학기 때 해도 늦는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런 계획이나 대책이 없다고 했다. 학교는 오히려 우리에게 학생들이 의견을 내 달라는 식이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안 맞는 행동이다. 이러한 학교의 무성의한 반응이나 행태에 대해 학생들이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강 이후 비대위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개강 이후에는 학생들에게 비대위를 많이 알릴 계획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은 관심이 없는데 우리끼리만 기고 뛰고 날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교내 언론을 활용해 홍보를 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독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제개편 초안이 나온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학제개편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나 호응도가 낮아진 게 사실이다. 학부장들도 많이 지친 상태라 학교의 요구에 굽히고 들어가려는 행동도 보이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이다. 학생들이 비대위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호응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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