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권이 되어버린 9월 모의평가
백신권이 되어버린 9월 모의평가
  • 윤채현 기자
  • 승인 2021.08.0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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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 9월 모의평가(이하 9평)에 응시한 수험생 모두에게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보다 시험의 응시자 수가 대폭 증가하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해 허위로 모의평가에 접수한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람들이 몰려 접수를 하지 못한 재수생의 글이 잇따랐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접수를 시작하는 오전 10시부터 지원자의 신청이 몰렸다. 종로학원 하늘교육은 접수 시작과 동시에 수백 명이 몰려 접수가 1분 만에 마감됐다. 종로학원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모의평가 신청자 312명 중 25세 이상은 155명으로 49.7%에 달했다. 그중 30대 이상 접수자 60명, 40대 이상 접수자 6명, 50대 접수자는 1명이다.

 

한편 교육부는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원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51만 7234명이 모의평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 중 졸업생은 10만 9192명으로 지난해 대비 39.9% 증가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하반기 일반인 접종이 원활할 것이라 전망하여 허수 응시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 바라봤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백신 접종을 위해 9평 허위지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화이자 백신을 맞기 위해 수능을 응시하지 않음에도 허위 지원하는 다수의 사람이 생겨났다며, 9평에 응시하려는 다른 재수생들의 기회가 박탈되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응시 안내를 하며 대입 준비 수험생이 아닌 사람들의 9월 모의평가 응시 신청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백신 접종을 노린 허수 지원이 늘더라도, 모의평가를 접수한 수험생들 모두에게 응시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7월 5일, 교육부는 시험 응시를 원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시험장을 추가 마련하고, 응시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조훈희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응시를 원하면 모두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며 "학원, 학교, 교육청 등 지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목적으로 편법을 쓰는 행위는 9월 모의평가가 간절한 수험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수험생 접수 과정에서 백신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제도적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다가올 9월 모의평가에서 수험생들에게 지장이 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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