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제주 마린파크 마지막 돌고래 폐사, 동물보호단체 비판 잇따라
[환경] 제주 마린파크 마지막 돌고래 폐사, 동물보호단체 비판 잇따라
  • 손정민 기자
  • 승인 2021.09.1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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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제주도 고래체험시설 마린파크의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폐사했다. 화순이는 지난 2009년 잔인한 포획 방식으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 마을에서 잡혀 한국으로 수입됐다. 죽기 전까지도 관광객과 함께 수영하며 관광객이 돌고래를 만져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동원되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818일 성명서를 통해 화순이의 죽음을 알렸다. “마린파크는 지난 일주일간 전화를 받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도 받지 않아서 화순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17일 현장 방문 때 직원으로부터 마린파크는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제주도청이 마린파크를 방문하여 화순이의 죽음을 확인하였다. 부검 결과, 화순이는 13일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인은 장염전*에 따른 혈행 장애로 밝혀졌다.

*장염전: 장관이 꼬이거나 매듭을 만드는 상태

출처: 핫핑크돌핀스
출처: 핫핑크돌핀스

 

제주 마린파크는 앞서 열악한 돌고래 생활 환경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근 1년간 마린파크에서만 돌고래 4마리가 죽었다. 특히 올해 3월 돌고래 낙원이가 폐렴으로 사망하면서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를 방류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었다. 여러 시민단체의 주도하에 청와대 국민 청원과 1인 시위 등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방류를 위한 노력에도 화순이가 끝내 수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좁은 수조 안에서 생활하는 스트레스가 수명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핫핑크돌핀스는 화순이의 죽음에 일차적 책임은 마린파크에 있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시민사회의 구조요청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돌고래를 죽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국 6곳의 고래전시시설에 남은 23마리의 고래류를 방류할 수 있는 고래 바다쉼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금 당장 수족관에 감금된 고래류의 체험, 전시를 중단하고 고래류의 방류 계획을 세울 것을 모든 수족관과 정부에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2017년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포획된 동물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고래류의 수입도 중단되었다. 해양수산부는 돌고래가 사유재산이며 수입 돌고래를 방류할 경우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다며 돌고래 방류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돌고래 쇼와 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규제할 법적인 방안 역시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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