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모가디슈’와 함께 파헤쳐보는 국제 이슈
영화‘모가디슈’와 함께 파헤쳐보는 국제 이슈
  • 이하연 기자
  • 승인 2021.09.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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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7, 화제의 영화 모가디슈가 개봉했다. 김윤석·조인성 주연의 모가디슈는 개봉 47일 만에 누적 관객 338만 명을 돌파했다. ‘모가디슈는 내전으로 고립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대한민국·북한 대사관 일행들이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는 1991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주춤한 영화계 회복에 있어서 적절한 시기에 나온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점과 최근 탈레반에 의해 점령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이 맞물려 올해 첫 300만 관객 달성의 쾌거를 이뤄냈다.

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모가디슈는 실제 사건에 과도한 영화적 해석을 가미하지 않고 적절히 각색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류승완 감독은 인터뷰에서 사건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해 덧셈보다 뺄셈이 더 중요했다라고 말하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의 재구성에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영화가 참고한 실제 사건은 다음과 같다.

 

19901230, 한국이 유엔 가입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총력 외교를 펼치던 시점 소말리아에 내전이 발발했다. 소말리아 반군 세력 USC(United Somali Congress)가 바레 정권의 장기독재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었다. 모가디슈 서쪽에서 시작된 시가전은 내전의 신호탄이 되었고, 대통령궁 외곽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되었다. 대한민국 대사관 일행은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향했으며, 그곳에서 북한 대사관 일행과 마주하였다. 급작스러운 만남에서 비롯된 긴장감도 잠시, 분단된 현실에도 불구하고 서로 힘을 합쳐 탈출하며 동포애와 인류애를 드러냈다. 다만, 영화에서는 극적 연출을 위해 이전부터 함께 행동하는 것으로 각색되었다.

 

그렇다면 현재 모가디슈와 함께 언급되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어떠한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815, 미군의 아프간 임무 종료 선언 이후 무장 반군 정치조직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진입한 후 아프간 전역을 점령했다. 이후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우려한 사람들은 과거 소말리아 상황과 유사하게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을 이어갔다. SNS에 업로드된 영상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람들은 비행기의 앞을 막고, 심지어는 수송기 날개에 매달리는 등 혼돈에 빠진 상황이었다.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먼저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하였다가, 헬기를 통해 공항에 이동한 후 미군 수송기로 카불을 벗어났다.

 

탈출한 사람들에 따르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공항 내부와 달리 공항 외부에서는 총에 맞아 사람이 죽는 등 인권이 유린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30여 년 후에 재현된 끔찍한 상황은 모가디슈관객들에게 특히나 더 안타깝게 다가왔다. 영화로 묘사된 소말리아에서의 비극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되풀이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의료 서비스 붕괴가 우려된다. 탈레반의 정치 성향과 이로 인한 UN 회원국들의 아프가니스탄 원조 동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의 동향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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