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도쿄 패럴림픽이 개최되었다. 패럴림픽은 척추 상해자들의 경기에서 기원하였으며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paraplegic과 Olympic의 합성어이다. 도쿄 패럴림픽 종목은 골볼*, 보치아*, 배드민턴, 사격, 사이클 도로, 사이클 트랙, 수영, 승마,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좌식배구, 5인제 축구, 카누 스프린트, 탁구, 태권도, 트라이애슬론, 휠체어농구, 휠체어럭비, 휠체어테니스, 휠체어펜싱으로 총 23개 종목이다.
*골볼 : 소리가 나는 공을 상대팀 골대에 넣는 시각장애인 스포츠
*보치아 : 표적구와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이 참가함
패럴림픽은 공정한 경기를 위해 장애 영역과 장애 등급을 정해 놓았다. 장애의 종류와 장애의 정도는 다양한데 이러한 차이가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장애 영역과 등급에 따라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이 달라진다.
장애 영역에는 근력 장애(Impaired muscle power), 손상된 수동 관절가동범위(Impaired passive range of movement), 사지 결손(Limb deficiency), 다리 길이 불균형(Leg length difference), 단신(Short stature), 긴장 항진(Hypertonia), 운동실조(Ataxia), 무정위 운동(Athetosis), 시각 장애(Vision impairment), 지적 장애(Intellectual impairment) 총 10가지 장애 유형이 있다. 10가지 장애 유형 중 최소 1개 이상 해당하면 패럴림픽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
장애 등급은 각 종목마다 별도의 분류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장애 등급 분류 규정은 해당 종목을 관할하는 국제 연맹이 규정한다. 장애 등급은 등급의 숫자가 작을수록 장애의 정도가 심하다. 가령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장애 등급 분류 규정에서는 ‘K44와 K43 두 등급을 합쳐 K44 등급으로만 경기가 진행되며, K44는 팔이나 다리 한쪽에 제한이 있는 선수들, K43은 양팔의 팔꿈치 아래로 제한이 있는 선수들로 규정한다’고 나와있다.
이렇게 종목의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신체 부위가 다르고, 이는 분류 규정에 반영된다. 한 선수가 패럴림픽 여러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신체 제한 정도가 비슷한 규정을 가진 종목들에 중복 출전할 수 있다.
태권도 같은 경우 K44 등급이 사지 결손, 다리 길이 불균형 등 여러 장애 영역에 해당하는 반면 5인제 축구는 장애 영역 중 시각 장애(Vision impaired)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5인제 축구에는 골키퍼를 포함한 5명의 선수가 있다. 골키퍼는 시력 제한이 없어서 비장애인 선수 또는 장애 정도가 약한 선수가 맡는다. 나머지 4명의 필드 선수는 시각 장애 정도에 따라서 B1, B2, B3 등급으로 나뉜다.
B1 등급은 전맹 또는 거의 전맹으로 빛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느껴도 손의 그림자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B2 등급은 약시*로 손의 그림자를 인식할 수 있으며 교정시력이 0.03 미만 또는 시야가 5도 미만이다. B3 등급은 약시로 교정시력이 0.03~0.1이거나 시야가 5도~20도이다.
*약시 : 교정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가 있을 때 시력이 낮은 쪽을 약시라고 함
5인제 축구는 이렇게 분류된 장애 등급에 따라서 전맹부 축구와 약시부 축구로 나뉜다. 전맹부 축구는 B1 등급 선수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골키퍼 이외의 선수들은 동일한 조건을 위해 안대를 착용하고 경기한다. 골키퍼는 경기 상황을 같은 팀 선수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맡으며 방향, 거리, 슛 타이밍 등 경기를 지시한다. 또 축구공은 경기를 위해 방울이 들어간 공을 사용한다. 약시부 축구는 B2, B3 등급 선수들로 구성되었으며 안대를 쓰지 않고 일반 축구공을 사용한다. 경기 규칙도 일반 축구 규칙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각 팀에 항상 2명 이상의 B2 등급 필드 선수가 있어야 한다.
패럴림픽에서는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종목별 장애 등급 분류 규정을 따르고 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보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경기를 위한 선수들의 열정과 스포츠 정신은 동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림픽과 스포츠는 비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인들의 역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