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스타벅스 ‘리유저블 데이’ 를 둘러싼 논란
[환경] 스타벅스 ‘리유저블 데이’ 를 둘러싼 논란
  • 홍연주 기자
  • 승인 2021.11.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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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스타벅스가 자사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리유저블 컵 (다회용 컵)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에는 모든 음료 구매 고객들에게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을 제공했다.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사실 이 이벤트에는 역설적인 면모가 숨어있다.

 

 

겉만 예쁜 환경 파괴의 주범

스타벅스는 시즌별로 텀블러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 텀블러들을 수집하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하지만 이런 시즌 텀블러들은 텀블러의 목적을 퇴색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텀블러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지만, 이런 텀블러를 대량생산함으로써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자사의 텀블러를 수집하는 사람들을 겨냥하여 각양각색의 텀블러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스타벅스의 다양한 텀블러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텀블러의 재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은 없어지고 만다. 텀블러가 일회용품과 다름없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220회 이상 사용해야 환경 보호에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스타벅스의 역설적인 행동을 ‘그린워싱’이라고 칭한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종이 빨대를 제공하지만 텀블러를 대량생산한다. 여기에 더해서 자사 50주년을 기념하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서란 말로 포장하여 리유저블 컵을 대량생산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리유저블 컵을 제공한다는 스타벅스의 말과는 다르게, 해당 컵의 권장 사용량은 20회다. 리유저블 컵은 50회 이상 사용 가능해야 환경 보호에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리유저블 컵 사용을 제한한다는 역설적인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기존의 텀블러 대량생산에 대한 비판에 더해서, ‘리유저블 데이’는 더욱 큰 비판의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경각심이 높아진 지금 시기와 맞물려 소비자층에서도 여러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 소비자는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시대에 뒤떨어진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논란에 대응하지 않고 10월 28일에 새로운 크리스마스 시즌 텀블러를 출시했다.

 

 

고강도 업무에 시달리는 직원

리유저블 데이’는 다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이벤트 당일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개점 시간부터 가게에 손님들이 줄을 섰다. 그러면서 10시 반 경에는 지점당 대기 순번이 100번이 넘어가는 곳이 속출했다. 스타벅스의 직원들은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없이 고강도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카페 중에서도 직원들의 업무가 고되기로 유명하다. 여러 이벤트와 기념일이 겹칠 때마다 직원들은 뼈가 부서져라 일한다는 말이 있다. 인터넷에는 업무에 시달리다 정신적 문제를 얻게 되어 퇴직했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 측은 직원의 편의에 대한 비판도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할로윈 데이처럼 바쁜 날에 직원들에게 업무에 불편한 코스튬을 입히는 걸 택했다.

 

일부 기업에게 환경은 자사의 제품을 팔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또 다른 기업들에게는 직원들도 도구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문제점을 고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과연 소비 윤리에 맞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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