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가 꿈꾸는 '갓생'
MZ 세대가 꿈꾸는 '갓생'
  • 홍연주 기자
  • 승인 2022.01.13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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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MZ 세대*의 커뮤니티들에서 여러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이 챌린지들은 '꼬박꼬박 다이어리 쓰기', '하루에 책 50장 읽기' 또는 '영어 단어 100개 외우기'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챌린지에 참여하는 MZ 세대들의 목표는 '갓생'을 사는 것이다. 챌린지와 더불어, 해당 커뮤니티들에서는 갓생을 사는 방법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으며, 갓생을 사는 자신의 일상을 전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 MZ 세대 : 일반적으로 1980년대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말

갓생은 영어 단어 'GOD'과 인생이 합쳐진 신조어다. 신과 같이 선망되는 남 부러운 것 없는 삶을 최종 목표로 하여, 부지런하게 스스로 자기 개발을 하는 삶을 사는 것을 뜻한다. 또한, 취업이나 결혼 등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했던 기존의 자기 개발과는 달리 갓생은 자기 자신의 개인적 욕망에 초점을 둔 자기 개발이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갓생 이전에 유행했던 삶의 태도인 '혐생'*과 'N포'를 넘어서서 이제는 스스로 목적을 세우고 남들과는 다른 인생을 살고자 하는 MZ 세대의 굳건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단어인 것이다. 

* 혐생 : 혐오스러운 인생, N포 : 자신의 능력 밖에 있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삶

 

MZ세대가 말하는 갓생을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장기적인 목표를 정한다. 다음으로는 이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 단기 목표들을 설정한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거쳐서 꾸준하게 실천하면 된다. 장기 목표로는 자격증, 취업뿐만 아니라 습관이나 버릇 바꾸기 등 개인의 욕망에 따라 다양한 목표들이 있다. 세부 목표들로는 하루에 한 번씩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아침 운동 나가기 또는 일기 작성을 미루지 않기 등 점진적인 실천 사항들이 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실천하는 끈기이다.

갓생의 이점은 스스로 삶을 건강하게 꾸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갓생은 정신적, 육체적 자기 개발을 장려하면서 보람차고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더불어, 혐생과 N포가 가지고 있던 자기 해악과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해주면서 이뤄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삶을 영위하는 태도를 형성해준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게 만들어 독립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다른 측면에서 갓생의 유행은 스스로 채찍질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자기 개발에 대한 강박적인 관념을 내포한다. 동시에 이런 관념 형성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를 드러낸다. 이런 강박적인 관념은 성공을 위한 목표 달성에 집착하도록 만들고, 판단을 흐려 사회 문제를 만든다. 단적인 예로, '프로아나'*가 있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갓생 살기에 돌입한 MZ 세대 중 일부는 과도하게 체중에 집착하여 프로아나라는 거식증 문제를 앓고 있다. 이러한 집착은 목표를 이뤄내지 못했을 때 자기 혐오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 프로아나 : 거식증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에너렉시아(anorexia)와 찬성자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프로(pro)가 결합된 신조어로, 거식증에 찬성하여 극한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을 의미한다.

 

혐생과 N포를 지향했던 세대에서 갓생을 추구하는 세대로의 이행은 긍정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세대들이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갓생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삶을 진정으로 갓생을 살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과도한 채찍질보다는, 삶에 여유를 가지고 즐기길 실천하는 인생이 진정한 갓생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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