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의 전례없는 풍요: OTT 플랫폼
문화 생활의 전례없는 풍요: OTT 플랫폼
  • 홍연주 기자
  • 승인 2022.01.25 0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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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월트 디즈니는 최근 스칼렛 요한슨 출연작 ‘블랙 위도우’를 극장과 ‘디즈니+’에서 동시 공개하길 선택했다. 월트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과의 수백 억대 소송을 염두에 두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 불미스러운 소송을 각오할 만큼, OTT 플랫폼은 현재 기업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개발 분야가 되었다.

 

OTT 플랫폼의 거물: 넷플릭스

‘넷플릭스(NETFLIX)’로 유명해진 OTT 플랫폼이란 ‘OVER THE TOP’의 약자다. 기존의 셋톱박스를 통한 케이블 또는 위성방송 서비스를 넘어서, 광대역 인터넷망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를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덕분에 대중들은 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도구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의 덕을 보았다. 2016년 진출 당시에는 아무도 넷플릭스가 뛰어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중들의 문화 소비 공간이 집으로 제한되자, 스트리밍 서비스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미래가 바뀌었다. 넷플릭스는 바깥 활동이 제한된 시대에 맞춰 무료한 시간을 가볍게 보낼 수 있는 작품들을 제공한다. 동시에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우선 추천해주는 전략을 선보였다. 이는 이용자들이 큰 고민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여 이용 편의도를 높였고, 이 회사가 세계 최고의 OTT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해준 밑거름이 되었다. 이런 성공은 최근 대중들이 영화관의 블록버스터보다 넷플릭스의 최신작에 더 많은 관심을 할애하는 현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강자: 디즈니+

넷플릭스의 대히트는 여러 OTT 플랫폼의 출범의 고삐를 당겼다. 그 중, 영화관 매출의 명실상부 일등공신이었던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가 현재 넷플릭스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는 OTT 플랫폼이다. 디즈니+는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와 마블 히어로 시리즈의 히트작들을 단독으로 제공하면서 월트 디즈니의 열성 팬들을 끌어모으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월트 디즈니는 극장 영화를 만드는 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형 OTT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월트 디즈니의 모습은 OTT 플랫폼의 투자할만한 뚜렷한 미래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의 OTT 플랫폼

한국의 기업들도 앞다투어 OTT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왓챠(WATCHA)를 선두로 하여 국내 쇼핑몰 업체인 쿠팡이 출시한 쿠팡플레이, 콘텐츠 및 커머스 사업인 CJ 계열의 티빙(TVING) 등 국내 OTT 플랫폼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 OTT 플랫폼의 특징은 쇼핑몰, 콘텐츠 산업을 해오던 대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특징으로는 이들이 한국의 영화, 드라마, 예능을 위주로 해외의 OTT 플랫폼이 제공하지 않는 아시아 국가들의 작품을 제공하여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의 위기

영화관의 스크린에는 제한된 수의 작품들만 걸린다. 영화관의 이용료는 OTT 플랫폼 구독료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편이다. 그렇기에 OTT 플랫폼 레드오션 속에서 영화관에 가는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대중은 영화관 꿀팁을 알아보는 것에서 기업별 OTT 플랫폼 팁을 찾아보고 있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유명 영화 배우인 드웨인 존슨이 등장한 ‘레드 노티스’의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택했다. 그리고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 출연작 ‘블랙 위도우’를 영화관과 디즈니+ 동시 개봉을 선택했다. 이렇게 여러 OTT 플랫폼들이 자사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거나 단독 개봉을 통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그러했듯이 한국의 제작사들도 OTT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제공하길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영화관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영화관들은 거센 위기의 물결 속에서 추억으로 남지 않기 위해 영화관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영화관인 CGV는 아이맥스 지원 극장을 대폭 늘릴 것이라 밝혔다. 또한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풍부한 음향 장치를 제공할 수 있게끔 노력하는 중이다.

 

곧 TV도?

한국의 OTT 플랫폼은 한국의 영화, 드라마를 넘어서 예능 작품까지 제공하는 것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TV 방영 시간에 일정을 맞추지 않아도 편하게 원하는 예능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문화 생활을 위한 TV 이용 횟수가 대폭 감소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현재는 한국의 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한국 작품의 수가 제한되어 있기에 TV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TV 산업도 OTT 플랫폼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풍요로운 대중 문화

OTT 플랫폼이 레드오션 시장이 되면서, 이 시장의 기업들은 다른 기업보다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경쟁하고 있다. 영화관은 대중의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흥미로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OTT 플랫폼 간의 치열한 경쟁과 영화관의 위기 사이에서, 대중은 문화 생활의 전례 없는 풍요에 빠지게 될 것이다.
 
대중이 걱정해야 할 것은 영화나 TV 시청을 위한 만남의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이 나더라도 지금의 개인적인 OTT 플랫폼 시청 문화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 교류를 계속 제한하게 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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