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정, 한복 vs 한푸, 김치 vs 파오차이
문화공정, 한복 vs 한푸, 김치 vs 파오차이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2.02.28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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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한반도를 중국 역사에 종속시키기 위해 문화 공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한복을 중국의 한푸로 소개하고, 김치가 파오차이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한다. 또 아리랑을 중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온돌문화와 윷놀이 종주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번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윷놀이와 김밥, 한복을 중국 고유문화인 양 보여줬다.

 

한복 VS 한푸

중국 사극 드라마에서 한복이 중국 한족*의 복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의 한복이 중국의 한푸*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복과 관련된 문화공정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족 : 중국과 타이완의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민족집단
*한푸 : 한족 고유의 복식으로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등 한족 국가의 복식

 

중국 게임사의 게임 ‘샤이닝 니키’라는 옷 입히기 게임에서, 한국 출시 기념으로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 아이템을 제작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한복은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게임사에서는 “앞으로도 중국의 전통과 국가의 존엄을 지킬 것이다”라는 입장문을 내놓은 뒤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또 미국 패션지 보그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로 소개하며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의복 중 하나이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푸 마니아가 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가장 최근에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소수민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나올 때, 한푸가 아닌 한복을 입은 사람이 등장해 큰 문제가 되었다.

출처 연합뉴스 기사
출처 연합뉴스 기사

김치 VS 파오차이

2020년, 중국은 파오차이가 ISO(국제 표준화 기구)* 인증을 받아 표준이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ISO는 식품 규격이 ‘김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파오차이에 관한 국제표준 제정과 한국의 김치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치는 파오차이보다 먼저 2001년 Codex*에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무 등으로 만들어진 혼합양념으로 버무려 발효시킨 제품이라고 정의되었다.
*ISO (국제 표준화 기구) : 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표준화 작업을 해당 국가와 단체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제안되었을 때, 국제규격으로 승인하고 International Standards에 싣는다.
*Codex : 식품의 국제교역 촉진과 소비자의 건강 보호를 목적으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가 제정하는 국제식품규격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방식과 모양이 완전히 다르며, 국제규격도 다르다. 김치는 배추에 혼합 양념을 버무려 저온 발효시킨 음식이고 파오차이는 배추류, 겨자 줄기, 고추, 무 등을 소금에 절여 상온 발효시킨 음식이다. 또 김치는 젓갈을 사용하고 파오차이는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음식임에도 중국은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공정의 목적은 동북공정과 마찬가지로 한반도를 중국의 역사로 종속시키려는 데 있다. 동북공정과 문화공정은 국가적 차원에서 강하게 항의해야만 국내·외적으로 사람들이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 시간이 흘러 사실확인이 어려워지는 것이 중국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역사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문화공정에 관심을 가지고 근거를 정확히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인식이 행동으로 나타나야만 한국 고유문화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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