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되감기] ‘씨스피라시’와 바다 환경
[필름 되감기] ‘씨스피라시’와 바다 환경
  • 홍연주 기자
  • 승인 2022.03.2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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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으로 바다를 지켜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바다 환경오염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말한다.

 

*해당 기사는 씨스피라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적의 시작

씨스피라시의 감독 ‘알리 타브리지’는 바다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바다를 동경하던 알리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고, 자신의 동경심을 담은 바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마음먹는다.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알리는 바다가 죽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고래의 죽음에 대한 수많은 뉴스를 접한 알리는 플라스틱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알리는 그 이후로 바다 쓰레기를 줍는 정화 활동을 시작하고, 재활용 제품 사용 운동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과연 플라스틱만이 고래의 죽음에 영향을 주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바다 환경 오염의 주범을 추적한다.

 

바다 오염의 주범을 찾아서

어느 날 알리는 일본이 포경 사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는 이 사업이 바다 환경에 얼마나 위험이 되는지 알기 위해 포경 활동이 가장 성행하는 지역인 일본 다이지에 잠입한다. 이곳에서는 해양 오락 산업의 지원을 받고 돌고래를 포획해 대량 학살하고 있었다. 다른 한 항구에서는 멸종 위기종인 참다랑어를 남획하고, 이 남획으로 인한 부수어획*도 일어나고 있었다. 남획을 하는 회사들은 부수어획으로 우연하게 상어가 잡힌다고 변명하지만, 사실은 샥스핀을 수출하기 위해 고의로 멸종위기 상어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고래와 상어는 현재 99%까지 개체수가 감소했다. 알리는 생태계 연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래, 상어 등 바다 생태계의 최우위에 위치한 개체가 멸종하기 시작하면 바다의 생태계 균형은 빠르게 깨지고 되돌릴 수 없이 오염돼 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밝힌다.

*부수어획: 어획 작업 시 목표 대상이 아닌 어종을 잡는 일

 

추악한 부패

어업의 추악한 면모를 안 알리는 그 이유를 듣기 위해 여러 어업 회사를 찾아가지만, 문전박대 당한다. 알리의 인터뷰에 응한 몇개의 회사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에 바쁘다. 수천 마리의 돌고래와 상어를 죽이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남획이라 변명한다.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멸종 위기종을 남획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멸종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며 남획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는 바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도 이런 회사들에게 자금을 받고 바다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을 모른 척하고 있는 부패를 밝혀낸다. 이 회사와 단체들은 바다 환경 오염을 모두 소비자의 플라스틱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사실은 어업과정에서 버려지는 그물이 바다 쓰레기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플라스틱은 바다 쓰레기의 겨우 0.03%만 차지했다.

 

텅 빈 바다

어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환경 단체는 이미 부패되어 버렸다. 불법 어업을 감시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은 전부 실용성이 없는 상태다. 알리는 현재 바다는 사람의 무법지대나 다름 없다고 말한다. 결국, 알리는 씁쓸한 바다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는 바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방법만 있음을 호소한다. 바로, 어업을 중단하고 생선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씨스피라시는 드넓은 바다가 어업으로 인해 텅 비어가고 있음을 밝힌다. 바다에서 생명으로써 시작될 수 있었던 푸르른 지구는 바다 오염으로 인해 지금의 바다와 같이 텅 비어갈 것이라 경고한다. 작품 이름(seas + conspiracy의 합성어: 바다의 음모란 의미)처럼 바다 오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과연 음모일 뿐일까?, ‘지속 가능한’ 어업이란 말은 실현 가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생선을 소비하는 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준다.

 

몇 명의 과학자들은 알리가 말한 것과 다르게, 바다에도 긍정적인 미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미래는 그린피스 구역을 대폭 확장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그린피스 지역은 전체 바다의 5%에 불과하다. 그린피스 지역을 대폭 확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논의와 어업시장과의 타협도 필요하다. 그린피스 지역을 대폭 확장하고자 한다면 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바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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