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에 극장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OTT 시대에 극장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최수민 수습기자
  • 승인 2022.04.03 2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벌써 3번째 인상이지만, 이번에는 관람료가 다소 큰 폭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성인 2D 관람료는 1천원 올라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으로 조정된다. 청소년 2D 관람료 또한 1천원 올라 주중 1만 1,000원, 주말 1만 2,000원이 된다. IMAX를 비롯한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 특별관은 2천원,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천원씩 인상된다. 무비머니(영화관람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CGV는 임차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증가, 상영관 취식 금지로 인한 매점 매출 급감, 영업시간 제한, 좌석 띄어 앉기, 방역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국내에서만 약 6,3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기대작들이 개봉을 미루면서 적자가 쌓인 것이다. 

 

팬데믹 확산이 극장의 위기를 불러온 것은 맞지만, 관객수가 급감한 것에는 OTT 플랫폼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탓도 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길 기다리며 개봉을 미루던 제작사들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OTT 플랫폼 동시 개봉을 택한 것이다. 극장 개봉을 단행하였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OTT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관객들이 최신 콘텐츠로 풍부해진 OTT 플랫폼으로 눈을 돌린 건 당연한 수순이다. 집콕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한 OTT 플랫폼은 한국 영화 산업의 큰 손이 되어 극장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주요 OTT 플랫폼의 월정액 요금은 최고 요금 기준으로 넷플릭스 17,000원, 왓챠 12,900원, 티빙 13,900원, 디즈니+ 9,900원이다. 성인 2D 주중 요금 기준 14,000원인 극장 관람료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저렴한 가격이다. 더군다나 일회성인 영화 관람에 비해 OTT 플랫폼은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OTT 플랫폼이 더 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거대해져가는 OTT 플랫폼 서비스들 사이에서, 영화관은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CJ CGV는 지난 2021년 ‘모가디슈’, ‘싱크홀’과 같은 한국영화의 개봉 촉진을 위한 명목으로 약 88억 원의 비용을 배급사 및 제작사에 투자했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거금을 투자한 것이다. 그 결과 외화들의 흥행이 우세한 가운데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각각 흥행성적 1위와 5위를 차지했다.

 

투자뿐만 아니라 극장의 특색을 살린 이벤트성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유명 케이팝 아이돌 그룹인 BTS 콘서트 라이브 생중계를 진행했다. 또한 4월 2일, CGV는 기술과 예술, 미술과 음악을 융합시킨 VR 아트 공연을 선보였다. 이렇게 영화관들은 아이돌 팬 등 특정한 대상이 추구하는 작품을 상영하거나, 신기술과 접목한 특색 있는 상영 방식을 통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극장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조금만 기다리면 OTT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는 영화를 굳이 비싼 가격으로 극장에서 관람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년 간 3대 멀티플렉스 극장의 관람료는 약 5,000원 가량비싸졌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적자와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여전히 가파른 인상폭이다. 어느 하나가 가격을 올리면 줄줄이 따라 올리는 대형 극장들의 행태에 질렸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극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형 극장들의 반성이 시급하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돌아보고, 주요 관객층을 사로잡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OTT 시대가 도래한 이 시점에서, 침체된 극장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띄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