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해
  • 조유진 기자
  • 승인 2022.04.18 22: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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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복지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이 실제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된 것은 1991년이지만, 1981년부터 나라에서 기념행사를 해왔으며, 1981년은 UN 총회에서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한 해이기도 하다.

장애인 권리예산

2022년 장애인의 날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장애인 권리예산'이다. 해당 예산안에는 탈시설 자립 지원 시범 예산,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영비 국고지원,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장애인 권리예산은 수많은 사회구조적 차별로 억압되어 왔던 장애인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쓰이게 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권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교육과 이동권 등 비장애인들에게는 당연한 기본권이다.

권리예산 중 주요 쟁점은 '탈시설'이다. 탈시설은 현재 시설 중심 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주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탈시설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해 보인다. 장애인이 탈시설 했을 때 그들이 어떻게 자립해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증・정신장애인 시설 생활인 중 42.6%는 '시설에서 나가 살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공식 입장을 오는 4월 20일까지 밝혀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지하철 이동권 시위

또 다른 쟁점은 지하철 이동권 시위다. 현재 논란 아닌 논란을 낳고 있는 '이동권 시위'는 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진행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동권 시위는 2001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져 왔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저상버스, 지하철, 장애인 콜택시 등 장애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대중교통이 여럿 있지만, 저상버스는 배차 간격이 너무 넓고, 장애인 콜택시는 배차부터 쉽지 않다. 결국 얼마 되지 않는 선택지 중 가장 나은 방안이 지하철인 것이다. 그러나, 지하철조차도 이용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을 편하게 이용하게 해달라고 열린 시위였지만, 지하철 혼잡 시간대에 연착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그리고 과격하게 혐오를 표현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으로서 당연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았음에 공감하고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이익(시간)이 침범당했다는 사실에 더 분개하는 것이다. 출근길 연착에 화가 난다면, 그 분노를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쏟기보다 그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 부처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 아닐까.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청년 포럼

전장연 외에도 많은 단체가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1954년 국내 최초로 민간 차원의 장애인 복지를 시작했다. 해당 협회에서는 청년 포럼 사업을 통해 장애 비장애 청년의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본 사업은 장애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조직화의 역량을 키우고, 자기 주도적 청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투자해 사회적 소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청년 포럼은 전국 대학 장애동아리 실태조사, 장애동아리 방문 및 간담회, 워크숍을 진행한다. 동아리와 학생 자치 기구 활동을 지원해 전국적인 청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렇듯 청년 조직을 연대하는 협력을 체결함으로써 장애와 관련한 사회문제를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진행하는 청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또한, '장애'라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듣는 것을 목적으로 '청년 행복 제안'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만 18~34세 이하의 청년은 장애 관련 사례들을 간단한 사연 형식으로 적어 공모할 수 있다. 일상에서 만나는 칭찬하고 싶은 사례, 불편했던 점을 공유하고, 불편에 대해서는 개선되길 바라는 내용을 담아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희망하는 경우, 선정된 제안을 토대로 진행되는 후속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하는 개인이나 팀에게는 최대 30만 원의 팀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으니, 장애인의 처우와 인식 개선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라면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하나로, 선진국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거리에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풍경들은 2022년 지금까지도 우리나라가 장애 친화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친(親)장애에 한 발짝 더 다가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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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022-04-21 16:51:49
"자신의 이익(시간)이 침범당했다는 사실에 더 분개하는 것이다." 기자는 생각이 있냐? 남의 권리를 빼앗아가면서 하는 시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기사에 적힌대로 지난 십년 넘도록 "그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지난 5년간 정부를 이끌어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평부터 하는게 먼저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