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함성이 부활한 콘서트, 직접 가봤습니다
[르포] 함성이 부활한 콘서트, 직접 가봤습니다
  • 진기랑 기자
  • 승인 2022.05.3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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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년여간 이어졌던 영업시간, 사적 모임, 행사, 집회 등에 관한 거리두기 조치를 4월 18일부터 해제한다고 알렸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제외하고는 모든 규제가 풀리고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케이팝 팬들은 스포츠 팬들보다 더 오랜 시간 오프라인 관람 문화를 즐길 수 없었다. 작년 6월 13일까지 방역 당국이 대중 음악은 방역적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100명 이상 행사를 금지하는 범주에 포함시키며 모든 공연은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규정이 완화되어 대중 음악 공연 입장인원이 최대 4천 명까지 늘어났지만, 큰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케이팝 공연의 특성상 거리두기 규칙이 변할 때마다 공연이 여러 차례 무산되기 쉽상이었다.

 

게다가 기존에는 3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공연 등은 사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거리두기 조치가 사라지면서 관객 수 제한과 승인 절차가 없어졌다. 더불어 지정좌석제와 기립·함성·구호·합창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의 금지가 모두 해제됐다.

 

4월 29일 열린 스트레이키즈 월드 투어 'MANIAC' 콘서트는 거리두기 해제 이전에는 함성 금지를 원칙으로 했으나, 거리두기 해제 후 함성을 허용했다. 콘서트를 관람한 A 학생은 “거리두기 당시 콘서트는 함성을 지를 수 없어 분위기가 고조되어도 소리 대신 박수만 칠 수 있었다. 그전까지 쭉 함성을 들으며 공연하던 가수에게도, 함성을 지르며 관람하던 팬들에게도, 어색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번 콘서트를 통해 가수와 팬 사이에 벌어졌던 거리가 줄어든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던 콘서트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은 오랜만의 함성 허용에 가수의 노래에 맞춰 응원하는 구호인 '팬 피처링'도 열심히 외워 소리쳤다. 스트레이키즈 멤버 창빈은 콘서트 후 스트레이키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팬 피처링 덕분에 너무 신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거리두기 기간 동안 콘서트장 내에서 기립은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로 간주하여 하지 못했으나, 콘서트의 막바지에는 팬들이 다 같이 일어나 가수와 함께 뛰며 콘서트를 즐겼다. 이에 대하여 A 학생은 “거리두기 시행 당시의 오프라인 콘서트는 가수의 퍼포먼스에 대해 할 수 있는 반응이 오직 박수뿐이었다. 드디어 기립과 함성으로 가수에 대한 응원을 보낼 수 있어 너무 기쁘다. 나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수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앞으로는 더 많은 팬들이 더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아직 지속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더 많은 콘서트를 통해 가수와 팬이 지난 2년간 가까이서 쌓지 못했던 유대감을 눈을 마주치며 쌓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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