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가 간다] 환경 보호,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 2편
[민기자가 간다] 환경 보호,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 2편
  • 민윤재 수습기자
  • 승인 2022.05.3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식 인구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채식연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에 불과하던 국내 채식 인구는 2018년 150만 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2월 기준 250만 명을 넘겼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피하고 식물을 재료로 만든 음식만을 먹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육식이나 어패류, 유제품 등의 섭취 여부에 따라 프루 테리언, 비건, 락토 베지테리언 등의 단계로 구분된다. 그중 ‘비건’은 우리가 흔히 채식주의자 하면 떠올리는 단계로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거부하고 식물성 식품만 먹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식량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약 80%가 축산과 관련이 있다.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는 같은 칼로리의 곡물을 생산할 때보다 160배 더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이른다고 밝혔다. 우리가 어떤 식품을 먹느냐가 기후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난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비건 베이커리와 비건 레스토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비건 베이커리 ‘라뽀즈 비건케이크’

프랑스 제빵업체에서 발표한 2022 빵 트렌드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와 친환경이 올해의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다. '건강한 빵'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밀가루 대체 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프랑스 전체 빵 시장에서 2010년 5%였던 글루텐 프리 빵 점유율이 2020년에는 10%까지 증가한 상태다. 육류 뿐만이 아니라 유제품 사용 감소에까지 관심이 확대되면서 아몬드 버터나 두유크림을 사용한 비건 빵에 대한 인식과 점유율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비건, 친환경은 소비자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트렌드를 뛰어넘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라뽀즈 비건케이크 외관
라뽀즈 비건케이크 내부

라뽀즈는 비건 베이커리다. 마포구 합정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가톨릭대학교(성심교정)에서는 역곡역에서 용산행(급행) 혹은 소요산행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뒤, 합정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가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영업시간은 12시부터 22시까지이며, 금요일과 토요일은 23시까지로 연장된다. 단, 일요일은 13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라뽀즈에서는 버터, 백 밀가루, 계란, 우유, 생크림 없이 식물성 재료만으로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시트는 현미, 귀리, 쌀가루, 통밀 등으로, 생크림은 캐슈너트 또는 두부로 대체되어 만들어진다. 메뉴는 바닐라 딸기 케이크, 초코 케이크 등 일반 디저트 가게와 비슷한  구성이며, 가격은 약 8,000원대로 작은 크기에 비해 비싼 편이다.

 

비건케이크 모습

보통 비건 디저트 하면 곡물을 이용한 뻑뻑한 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곳은 케이크 외형이 밀가루가 들어간 일반 케이크들과 유사하며, 식감도 굉장히 촉촉하다. 비건 빵이라고 해서 특정 재료를 넣지 않는 것을 강조하기보다 맛을 낼 수 있는 최소한의 당분과 유지를 기본으로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자 한 라뽀즈의 목표가 느껴진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들로 건강한 디저트를 맛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비건 레스토랑 ‘어라운드 그린’

식품업계 대기업들 역시 비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층의 미닝아웃* 트렌드에 발맞추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식품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5월 27일 잠실 롯데월드 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풀무원 또한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비건 레스토랑 개점을 준비 중이다. 비건 라면 '정면', 비건 만두 '얇은 피 꽉 찬 세모만두 두부김치' 등 다양한 비건 제품 개발에 이어 레스토랑까지 비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닝아웃: 소비에 개인 신념이나 가치를 더하는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채식을 지향하는 인구가 확실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친환경, 미닝아웃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건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라운드 그린 외관
어라운드 그린 내부

어라운드 그린은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 위치한 소박한 멋이 있는 비건 레스토랑이다. 간판이 없어 길을 찾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에서는 역곡역에서 용산행(급행) 혹은 소요산행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뒤, 합정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가 7011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영업시간은 12시부터 20시까지이며, 15시에서 17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고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정기휴무다.

 

대표 메뉴는 세 가지로, 버섯피자와 두부 데리야키 정식 등 한식과 양식을 함께 판매한다. 피자 도우는 국내산 쌀가루로 직접 만들고 파스타는 글루텐 프리 현미 면과 두유 크림을 이용한다. 카페인 없이 곡물로 만든 보리 커피도 있다.

 

기자가 먹어본 가지 덮밥 정식과 두유 크림 파스타

대개 나물과 같은 채소가 주요 재료인 한식과 달리 양식은 밀가루가 필수적인 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이 무색하게 일반 피자, 파스타와 다를 바 없는 맛을 낸다. 두유 크림 파스타의 경우, 크림이 더 담백하게 느껴지고 식사 후 더부룩함이 덜하다. 채식에 관심이 있거나 식후 소화불량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비건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미세먼지부터 최근 산불 사태까지 많은 사람이 이상 기후를 체감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친환경, 비건 트렌드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개한 장소들은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보호 실천 공간들이다. 포장 최소화부터 비건까지, 조금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사소한 것부터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