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컬처] 사용자가 아니라 상품이 된 우리들, ‘소셜딜레마’
[본인컬처] 사용자가 아니라 상품이 된 우리들, ‘소셜딜레마’
  • 윤채현 기자
  • 승인 2022.06.03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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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넷플릭스 '소셜딜레마'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 '소셜딜레마' 포스터

현대인 중 대다수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MC미디어의 ‘2021 소셜미디어 시장 및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 기준 한국의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89.3%다.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들끼리 교류를 가능하게 해주며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일한 사람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를 통해 소셜미디어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소셜딜레마>에서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라는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며 광고에 노출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비롯한 이용 패턴을 수집하여 알고리즘으로 활용한다. 구글에서 디자인 윤리를 담당했던 트리스탄 해리스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뇌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사용자에게 무의식적인 습관을 심는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성향과 행동 패턴을 파악하여 맞춤 광고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전략도 세운다. 두 가지 방식으로 이용률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쇼핑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검색하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니 관련된 제품 광고가 뜨는 방식은 모두가 이미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이용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다른 사이트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식별코드를 심는다. 이 단계를 반복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법에 따른 다양한 법적,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

 

알고리즘 기술은 우리에게 편리성을 주기도 하지만, 기존의 불합리한 차별과 억압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또한, 확증편향의 증대 문제도 발생시킨다. 확증편향의 증대는 ‘필터버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필터버블이란 정보제공자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 접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알고리즘 타고 왔다’고 하는 말들이 모두 필터버블로 인해 발생하는 사례에 포함된다. 필터링을 거친 정보만을 받아보는 정보 이용자들은 모르는 사이에 정보 편식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치관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이로써 강화된 확증편향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사라지도록 하여, 사회를 양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 이를 통해 확증편향이 증대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인공지능 ‘이루다’가 있다. 이루다는 채팅 기반 열린 주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이루다는 2021년, 사용자의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인정보를 소홀히 관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일주일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기업은 '개인정보를 필터링하고 기술 학습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정 키워드를 언급하자 불특정 다수의 실명이 나오거나 실제 주소를 출력하는 등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소설 ‘1984’에서 빅브라더에게 감시당했던 것처럼 우리도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에게 감시 권한을 넘겨주게 될지도 모른다. <소셜딜레마>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검색 엔진을 사용하고, 추천 검색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인들이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들에게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에서 말하듯 사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는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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