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NFT 산업의 위험성
떠오르는 NFT 산업의 위험성
  • 윤채현 기자
  • 승인 2022.07.03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작년 7월, 스티브 잡스가 직접 쓴 입사 지원서가 2만 3,000달러에 팔렸다. 디지털 파일에 불과한 이 텍스트가 비싸게 거래될 수 있었던 것은 NFT 때문이다.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며 NFT 산업이 점차 성장하는 가운데, NFT를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떠오르는 NFT 시장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NFT는 고유한 번호를 가지고 있어 암호화폐처럼 교환과 결제가 불가능하다. 디지털 수집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된 것과 더불어, 암호화폐의 가격이 상승하며 NFT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개인들도 이미지나 텍스트 콘텐츠를 NFT로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켰다. 대체 불가능하다는 희소성으로 소장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특징은 희소가치를 추구하는 청년세대로부터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NFT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중 한 분야가 P2E 게임이다. P2E는 Play to Earn의 약자로, 게임 상의 아이템을 현금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P2E 게임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실제 돈으로 환전이 가능하다. 이는 별다른 인증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아 거래가 간편하여 기업과 개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NFT 시장이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페이크 민팅의 문제

NFT는 창작물을 도용해 토큰을 발행하는 페이크 민팅 문제에 놓였다. 페이크민팅은 저작권을 침해당한 창작자뿐 아니라, 도용당한 NFT의 구매자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NFT를 발행할 수 있는 플랫폼은 오픈마켓과 큐레이션 마켓으로 나뉘는데, 페인트 민팅은 NFT 오픈마켓에서 주로 일어난다. 플랫폼의 허가를 받은 소수의 창작자만 NFT를 발행할 수 있는 큐레이션 마켓과는 다르게, 오픈마켓은 다수의 창작자가 쉽게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대두되자 4월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 법인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NFT 미술시장 기초 조사 및 제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NFT를 둘러싼 저작권법 등 법률적·정책적 쟁점을 검토하고 시장 참여자를 보호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폰지 사기 위험성

폰지 사기는 실제로는 이윤을 거의 창출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그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행되는 금융 사기 수법을 말한다. NFT 시장에서도 NFT를 팔아 투자금을 모으고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잠적하는 ‘러그풀'이라는 신종 폰지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캣슬 프로젝트’는 고양이 캐릭터 NFT를 등록하고 이를 구매하면 가상 자산을 지급한다고 속여 투자를 받은 뒤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최근 캣슬 프로젝트 운영자와 공범 4명은 서울경찰청에 구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빌 게이츠는 NFT를 비롯한 가상화폐 관련 자산이 폰지 사기와 가깝다며 ‘더 큰 바보 이론’에 비유하여 지적했다. 더 큰 바보 이론은 '바보'가 내재가치보다 비싸게 투자대상을 사들여도 이를 '더 큰 바보'에게 더 높은 가격에 되팔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논리다.

 

버블에 대한 우려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가상 시장의 거품이 빠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NFT 시장도 붕괴의 위험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NFT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를 품은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서고 있지만,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테라와 루나를 기반으로 NFT를 발행해 둔 P2E 게임들은 가상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감소하며 타격을 입은 상태이다.

*루나·테라 :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공급과 수요를 조절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현재 NFT의 문제점들로 인해 P2E의 국내 허용을 둘러싸고 정부가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는 P2E를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했으나,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P2E 게임의 국내 허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게임산업법상 게임으로 얻은 재화는 현금과 거래할 수 없다는 법에 따라 P2E 게임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이다. 또한 무엇보다 P2E의 허용이 자칫하면 루나와 테라의 경우처럼 이용자의 막대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NFT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분야다. NFT는 성장할 가능성과 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두 갈래의 길에 놓여있다. 그러므로 무턱대고 투자하기 전에, NFT의 위험성에 대해 파악하고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