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동아줄: 코인
단 하나의 동아줄: 코인
  • 홍연주 기자
  • 승인 2022.07.03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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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확천금’의 기회처럼 다가오는 코인에 전재산을 ‘올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인과 주식이 결코 미래를 보증하는 수단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코인은 폰지 사기의 성행과 비예측성 및 불안정성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에 있어서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7년 한 해에만 1,5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이후로,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이하 코인)에 관한 투자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투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코인이 청년세대들에게 ‘일확천금’의 기회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코인의 불투명한 전망은 최근 ‘테라-루나 코인 사태’로 재조명되었다. 코인은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거래와 환전을 보장해주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루나가 등장했다. 하나의 테라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테라와 루나가 서로 오르내리며 차익을 얻게 해주어 손익의 안정성이 보장되게끔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대안으로 등장한 시스템에도 문제는 있다. 테라나 루나가 서로 영향을 주어 차익을 발생시킨다는 것은, 둘 중 하나라도 가치가 떨어지면 폭락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 단점은 결국 현실이 되어 회복할 수 없는 폭락 사태를 만들었다.

 

테라-루나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결과일 수도 있다. 테라-루나 사태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 코인 자체가 폰지 사기*를 위해 기획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해당 코인의 대표가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홍보하였다는 것이다.

*폰지 사기: 실제 이윤 창출 없이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나누어주는 식으로 운영하다가, 투자금을 먹고 잠적해버리는 사기

 

폭락장이 시작된 이후, 전재산을 잃은 테라-루나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사태의 여파로 전반적인 코인 시장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6월 24일 기준, 비트코인은 올해 초 4만7,000달러였던 가격에서, 62%가 하락하여 2만1,000달러대로 폭락했다. 그러나 막대한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부재하다. 만약 테라-루나가 폰지 사기라 하더라도, 시장 특성상 사기임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보상받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은 안정적이지 않으며, 고위험 고수익 상품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맹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동산과 물가의 폭등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직장에서 버는 월급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을 거란 비관적인 풍조가 퍼져나갔다. 동시에 한 번 사는 인생 즐기며 살자는 욜로, 파이어족 등이 성행했고, 소수의 코인 투자 성공 사례를 일반화하는 등 의식주 걱정없이 살기 위해서는 한 탕을 노려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됐다. 그러자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코인에서 손해를 봐도 투자금을 점점 늘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도박 중독처럼 코인 중독 또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이야기한다.

 

‘영끌족’(영혼을 끌어모아서 투자)과 ‘빚투족’(빚을 내면서까지 투자)은 더 이상 소수가 아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큰 돈을 한 번에 투자하여, 큰 돈을 한 번에 얻어가는 방식)이 유행함에 따라 위험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에 참여하는 나이대는 낮아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코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수익성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코인에서 멀어지기 보다 ‘자살하면 그만이야!’란 장난스러운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코인 투자 실패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자살예방 상담사 김형준씨도 “정신 상담을 직업으로 하지만, 투자 실패를 겪어보니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울감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투자 실패로 인한 우울은 특히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코인으로 사기 피해를 보았거나 파산한 경우에 대한 법적 구제 마련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인과 주식으로 손해를 본 사람을 정부가 구제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한 찬반 논쟁이 SNS를 타고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코인과 주식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란 점에서 투자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상황이다.

 

코인은 일확천금의 기회가 아니다. 수익을 낼 확률은 낮고, 손해 볼 위험성은 높은 투자일 뿐이다.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은 지양해야 한다. 코인 투자에 있어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 손해를 보았을 때 스스로 구제할 수 있을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은 태도일 것이다. 또한, 투자에 대한 공부도 공들여 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을 믿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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