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패스트패션에서 슬로 패션으로
[환경] 패스트패션에서 슬로 패션으로
  • 최수민 수습기자
  • 승인 2022.07.06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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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행은 계속해서 변하고,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 수많은 디자인의 옷들이 대량생산된다.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옷들을 기분 따라, 유행 따라, 계절 따라 갖가지 이유로 구매한다. 이때 우리가 구매하는 대부분의 옷들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생산된다.

 

패스트패션이란 소비자의 기호를 즉시 파악해 유행에 따라 빨리 바꿔 내놓는 의류를 뜻하는 말이다. 주문을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인 패스트푸드(fast food)처럼, 빠르게 제작되어 빠르게 유통된다는 의미에서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로는 미국의 갭(GAP), 스페인의 자라(ZARA), 일본의 유니클로, 스웨덴의 H&M 등이 있고, 국내 브랜드로는 스파오(SPAO) 등이 있다.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1년에 4~5회씩 계절별로 신상품을 내놓는 일반 패션업체들과 달리 1~2주 단위로 신상품을 내보인다. 소수의 스타 디자이너가 아닌 수백명의 일반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대량의 디자인을 생산해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소량으로 제작해 상품 회전율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생산 방식은 패스트패션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유행 디자인의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패스트패션이 합리적인 소비방식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패션은 값싸고 편리한 만큼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10%를 차지할 만큼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 또한 1조 5000억 리터의 물을 소비한다. 처리 과정에서도 많은 환경적 소모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패션 산업의 환경 파괴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것은 단연코 패스트패션일 것이다. 패스트패션의 생산 방식은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유행에 따라 남은 제품들은 폐기 처분되고, 소비자도 구입한 옷을 쉽게 버린다. 이렇게 버려진 의류 폐기물들은 대부분 소각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더욱이, 미세 플라스틱 또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에서는 주로 합성섬유를 이용한다. 이 섬유는 세탁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7년 발표한 미세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합성섬유에서 기인된 것으로 밝혀졌다.때문에 전세계가 합성섬유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패스트패션 산업이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도 패스트패션 업체에 대한 규제를 예고했다. 2030년까지 일정 비율 이상으로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생산 후 남은 재고품들의 폐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제안한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양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세계 최초로 ‘낭비 방지 및 순환경제법’을 제정해 2025년 1월 1일부터 자국 내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 필터 장착을 의무화했다. 영국도 2025년까지 모든 신규 가정용·상업용 세탁기에 미세섬유 필터를 도입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제는 패스트패션을 지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국가 차원의 노력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패션업계와 소비자 사이에서도 ‘슬로 패션’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가치 소비와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의 소비 문화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패션 업체들은 친환경 소재나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하고, 이를 주요 마케팅적 요소로 사용한다. 소비자들은 구제시장을 이용하거나 중고거래를 통해 슬로 패션을 실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적게 사고, 오래 입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작은 실천부터 실행에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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