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I라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나는 I라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 김수연 수습기자
  • 승인 2022.07.16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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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첫인사로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어본다. 각종 SNS에는 MBTI 유형별 특징, 연애 스타일 등의 글들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해 얘기할 때 MBTI를 기반으로 ‘저 사람은 N이라서 쓸데없는 상상을 많이 해’, ‘저 사람은 T라서 참 무심해’ 등의 평가를 내린다. 심지어 최근 한 구인사이트에서는 “MBTI를 보고 뽑는다. INTJ인 분들은 지원 불가다”라는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이렇게 MZ세대*의 삶 속에 스며든 MBTI란 과연 무엇인가?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다. MBTI는 다음과 같은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심리 유형 중에 하나로 분류한다.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외향-내향(E-I) 지표 ▲정보 수집을 포함한 인식의 기능을 나타내는 감각-직관(S-N) 지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사고-감정(T-F) 지표 ▲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이 실생활에서 적용되어 나타난 생활 양식을 보여 주는 판단-인식(J-P) 지표이다. MBTI는 이 4가지 선호 지표가 조합된 양식을 통해 16가지 성격 유형을 설명하여, 성격적 특성과 행동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MBTI가 유독 MZ세대에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최샛별 이화여대 교수는 "MZ세대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적성을 찾고 책임감을 가지라고 주입받은 세대"라며, "경제성장으로 취업의 기회 등이 좁아지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알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MBTI 검사 특성상 다양한 사람의 특성을 단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이 표현하는 스펙트럼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한다. 또 검수자의 검사 시기에 따라 매번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때에 따라 ESTJ, ESTP, ISTJ, ISTP 무려 4가지 결과가 번갈아서 나온다.

 

MBTI 테스트는 검사 자체에 여러 한계가 있으므로 성격 유형을 구분하고 상대방의 성격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 MBTI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가볍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를 너무 맹신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갖거나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또한, MBTI에 자기 자신을 한정시켜서 생각할 경우 자기 발전의 크기를 줄이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MBTI 검사가 규정짓는 16가지의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 본인에 대한 고찰을 통해 본인의 개성을 찾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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