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코로나19와 변화되는 정책
변화하는 코로나19와 변화되는 정책
  • 황성진 기자
  • 승인 2022.08.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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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8월 16일, 180,763명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올해 3월 중순에 일어난 대유행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주 평균 신규 확진자가 다시 여섯 자리를 넘겼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못하고 여전히 대유행과 소강상태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이러스 구조 중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이성에 기인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돌기 형태의 단백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활용되는 부분으로 ‘인체 침투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코로나19의 변이가 일어났다고 말할 때, 주로 변이가 일어나는 부분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개수나 모양이다. 항체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고 작용하여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열쇠 맞춤 덮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항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를 통해 기존의 항체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3월 4주 이후로 코로나19 우세종*은 오미크론 변이가 됐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가 100종 넘게 보고되는 현 상황에서 뭉뚱그려 오미크론 변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BA.2나,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와 같이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는 그 종류가 다양하고 세부적인 특성도 서로 다르다.

* 우세종 : 특정 시기에 어떤 종의 수량이 많아지거나 세력이 커져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현상

 

BA.2에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등장 초기에 기존의 유전자증폭 검사(이하 PCR)로는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PCR 검사로는 충분히 검출이 가능하다. BA.2는 BA.1과 함께 지난 3월 대유행을 이끌었다. 오미크론의 높은 잠복성과 돌파감염으로 인해 많은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했다.

 

BA.5는 7월 3주부터 우세종을 기록하고 있는 변이다. 8월 22일 자정을 기준으로 BA.5의 검출률은 93.8%다. BA.5는 기존 오미크론 하위 변이보다 높은 전파력과 낮은 치명률을 특징으로 이번 8월 대유행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BA.5가 폐보다 상기도에 감염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변이로 인해 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라 BA.2를 앓았던 이력이 있던 사람도 BA.5에 재감염될 수 있다. 방역당국의 지난 23일 발표에 따르면 재감염 추정 비율은 6.65%다. 누적 재감염 사례는 23만 7,000명을 넘어섰다. 기존에 코로나19 병력이 있던 환자라도 여전히 코로나19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BA.2.75는 BA.5와 BA.2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그 사이인 BA.2.75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켄타우로스 변이’라는 별명은 말과 사람이 반반 섞인 그리스 신화 속 켄타우로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BA.2.75는 현재까지 발견된 변이 중 변이된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가 36개로 가장 많고, 돌파감염과 재감염의 위험도 매우 높아 방역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시하는 변이다. ‘스텔스’나 ‘켄타우로스’와 같은 별명은 공식적으로 붙여진 이름은 아니다. 별명을 통해 바이러스나 질병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지식이 습득될 수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들은 별명 사용을 지양하는 것을 권고한다.

 

코로나 대유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있지만, 고무적인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새로운 분류로 나타낼 만큼 심각한 수준의 변이가 보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추가적인 변이가 보고되지 않는 선에서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코로나19의 엔데믹(endemic)**으로 전환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크고 작은 변이가 지속해서 관찰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변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코로나19의 종식은 소원한 일이라고 예측했다.

**엔데믹 :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 지원 개편 경과

지난 5월 대선 전, 모든 거리두기 조치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정권이 교체되고 방역 조치가 점차 축소됨에 따라 정부의 지원 정책도 감소했다. 코로나19 장례지원비 중 유족 장례비용이 4월 25일부로 폐지됐고, 전파방지 비용도 6월 20일부로 폐지됐다.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 지원도 점차 축소되어 생활지원비는 격리 해제 전월 기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의 가구만 지급한다.

 

코로나19 치료비 지원은 유지된다. 입원·격리통지서를 받아 입원·격리 치료를 시작한 날부터 해제한 날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치료, 조사, 진찰 등에 드는 치료비가 지원된다. 따로 환자가 신청할 필요 없이 의료기관이 환자 본인부담금을 면제 후 지자체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비용을 청구한다. 따라서 확진되었을 때, 의료비 부담 때문에 기초의약품으로 견디려 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알맞은 처방을 받는 것이 좋겠다.

 

햇수로 4년이 되어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코로나부터 정부의 코로나19 정책까지 모든 것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정부 주도 방역에서 개인 책임 방역으로 전환되는 시기인 만큼 이전보다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유행 대비 4차 접종 대상 확대 정책 등의 새로운 코로나19 정책 또한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소식에 느꼈던 피로감을 조금만 더 눌러놓고 새로운 방역소식에 계속해서 귀 기울인다면 건강하게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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